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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 유치전과 열정으로 일군 쾌거…전북 향한 '올림픽 표심'

연합뉴스

입력 2025.02.28 18:38

수정 2025.02.28 19:16

김관영 도지사, 대의원 일일이 만나 '진심' 전달…정치권 합심 "전북 매력·가능성 충분…진심은 통하고 열정은 누군가 알아준다"
물밑 유치전과 열정으로 일군 쾌거…전북 향한 '올림픽 표심'
김관영 도지사, 대의원 일일이 만나 '진심' 전달…정치권 합심
"전북 매력·가능성 충분…진심은 통하고 열정은 누군가 알아준다"

'다윗의 기적' 2036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 선정된 전북 (출처=연합뉴스)
'다윗의 기적' 2036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 선정된 전북 (출처=연합뉴스)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대한체육회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북특별자치도의 '2036 하계올림픽 물밑 유치전'과 '올림픽을 향한 열정'이 제대로 먹혔다.

전북도가 28일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서울특별시를 제치고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된 배경에는 정치권과 합심한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도가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 10명에게 올림픽 유치를 위한 협조를 요청한 것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다.

서울보다 올림픽 준비 기간이 짧은 전북으로서는 대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전북의 '지방도시 연대' 계획을 충분히 설명하고 서울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게 급선무였다.

김관영 도지사는 국회의원들과 대한체육회 대의원 명단을 공유하고 최대한 많은 대의원에게 전북의 가능성을 피력하자고 제안했다.



국회의원들도 명단을 쭉 훑어보면서 '이 사람은 내가 잘 알지'라는 식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의원들과 접촉할 인사를 나눠 밑바닥 표심을 훑었다.

전북, 2036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 선정 (출처=연합뉴스)
전북, 2036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 선정 (출처=연합뉴스)

도내 한 국회의원은 "굳이 활동상을 외부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대의원들을 만나 전북이 그리는 올림픽 비전, 지방도시 연대의 가치를 설명했다"며 "지방 소도시에서 올림픽이 가능하겠느냐는 편견을 깨고 지역 균형 발전의 필요성을 설명한 게 주효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도지사의 열정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자신감을 압도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도지사는 지난해 11월 7일 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한 이후 연일 서울행 차편에 올라 대의원들과 꾸준히 만났다.

그는 "대구, 전남, 충남, 충북 등과 함께하는 지방도시 연대가 저비용 고효율을 지향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방향성과도 맞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올림픽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전북이 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전통문화, 맛과 멋으로 세계인을 매료시킬 수 있다는 확신도 했다.

'2036 올림픽 개최 도전은 어느 도시가?' (출처=연합뉴스)
'2036 올림픽 개최 도전은 어느 도시가?' (출처=연합뉴스)

전북도 실·국장 등 고위 공무원들도 대의원들과 개별 접촉해 꾸준히 전북의 매력과 가능성을 설명하는 '지구력'을 보였다.

이러한 정성과 열정이 대한체육회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기적을 일궈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032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당시 호주 브리즈번에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국내 경쟁에서 부산을 여유 있게 따돌린 서울이 도세가 부산보다 약한 전북을 상대로 이번에 방심한 것 아니냐는 뒷얘기도 나온다.

전북도 관계자는 "몇 달 동안 거대한 벽과 같았던 서울과 경쟁하면서 차츰 우리에게도 희망, 가능성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진심은 통하고 열정은 누군가 알아주는 것 같다. 앞으로 있을 과정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후보 도시로 결정된 전북도는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카타르 등과 경쟁하게 된다.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내년 말이나 그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해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려 했으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사임으로 일정이 늦어질 전망이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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