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독서경영' 펼치는 금융리더 "임직원과 書로書로 통한다"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2 18:21

수정 2025.03.02 18:58

키케로 '의무론' 인용한 진옥동
신년사서 "도덕적 재무장" 촉구
'손님 중심 경영' 강조한 함영주
고기리막국수 대표 저서 소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하나금융그룹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하나금융그룹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하나금융그룹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하나금융그룹 제공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들에게 '책'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내부통제에 대한 여론은 물론 금융당국의 높은 수위의 요구가 은행권의 당면과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키케로의 '의무론'을 들고 나왔다. 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책의 "의무를 다하는 데에 인생의 모든 훌륭함이, 의무에 소홀한 데에 인생의 모든 추함이 있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임직원의 도덕적 재무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김윤정 고기리막국수 대표가 쓴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를 임원들과 함께 읽었다. '손님을 중심으로 영업한다'는 함 회장의 경영철학을 책을 통해 전달한 것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도 간부급 직원들과 여는 월례회의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부서장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추천한 책을 읽은 후 월례간부회의에서 소감을 나눈다.

■30억 막국수집 '신화'에서 찾은 영업 '초심'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지난달 24일 개최한 '하나가치포럼'에는 함영주 회장은 물론 주요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이 참석했다. 기존 '시네마포럼'의 이름을 하나가치포럼으로 바꾼 뒤 올해 첫 행사였다.

이날 포럼에서 함 회장은 김윤정 대표의 책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를 소개했다. 경기 용인의 산골짜기에서 테이블 8개의 작은 식당으로 시작한 막국수집이 개업 8년 만에 매출 30억원을 달성한 배경을 설명한 책이다.

한 번 오면 단골이 되는 고기리막국수의 비결은 손님 대접에 진심을 다한다는 것이다. '영업통' 출신으로 하나금융의 수장에 오른 함 회장은 이 책을 통해 임원들에게 다시 한 번 '손님 중심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1991년 점포 2곳과 행원 300여명으로 시작한 하나은행이 4대 금융지주로 성장한 과정을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하나금융의 한 고위 임원은 "함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업의 중요성, 손님의 이야기를 듣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손님 중심 경영', 즉 영업력으로 난국을 해결해 나가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진옥동 회장,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 추천

신한은행장 시절 전국 부서장 970여명에게 추석선물로 책을 선물한 바 있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독서광'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진 회장은 미국 작가 사이먼 시넥의 '인피니트 게임'과 함께 인상깊은 구절을 소개하는 편지를 동봉했다.

그는 "유한게임을 하는 기업의 직원은 고객의 필요와 상관없이 성과급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성과주의 문화에서는 리더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내부 경쟁을 부추겨서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로운 분위기가 심화된다" 등의 구절을 꼽아 부서장들에게 자신의 경영철학을 공유했다.

회장에 취임한 뒤엔 마누시 조모로디의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를 주위에 권했다. 지난해엔 모니카 파커의 '경이로움의 힘'을 추천했다. 그는 "리더는 직원들을 자세히 또 깊게 봐야 직원들 개개인의 장점이 보이고 성장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줄 수 있다"면서 "신한의 리더들이 주변에 감동을 불러 일이킬 수 있는 리더십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진 회장은 올해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의 '의무론'을 강조하고 있다. 신년사에서 의무론의 한 구절을 인용한데 이어 계열사 CEO와 임원, 본부장 등 250명이 참석한 '2025년 신한경영포럼'에서는 '의무론'을 번역한 정암학당 김진식 연구원을 초청해 강의를 들었다.

포럼 참석자들은 2개월 전부터 책을 읽고, 포럼에서 훌륭한 리더의 덕목과 실천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키케로의 '의무론'에 따르면 사회구성원들은 각자의 의무에 충실하며 '훌륭함'을 추구해야 한다.
또 개인의 이익 추구에 앞서 공동체 이익을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한다.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지낸 조용병 은행연합회장도 책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조 회장이 취임 직후 내가 있는 동안 한 달에 한 권은 읽도록 하겠다"면서 "부서장별로 책을 추천하도록 해 월례간부회의 때마다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이 생겼다"고 전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