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급주택들 분류기준 악용
1㎡ 적게 지어 일반 취득세 적용
가액만으로 산정 등 개선안 예고
1㎡ 적게 지어 일반 취득세 적용
가액만으로 산정 등 개선안 예고
#. '파노라마 한강뷰'를 누릴 수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더펜트하우스청담(PH129). 이곳은 지난 2020년 8월 준공된 이후 4년 내내 국내 공동주택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초호화 아파트다. 호가가 200억원을 넘어섰지만 조세체계상 '고급주택'이 아닌 '일반주택'으로 분류돼 취득세 중과 대상이 아니다. 공용면적을 제외한 주택 연면적이 274㎡를 넘지 않아서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급주택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 가운데 면적기준이 삭제될 전망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1975년 도입된 취득세 중과제도 손질에 나선 것으로, 이르면 올 상반기 내에 해묵은 논란이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전문가는 "행정안전부나 학계에서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주택 면적기준을 없애면 파급력이 매우 커 상당히 조심스럽다는 분위기였다"며 "최근에는 어떤 형태로든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고급주택은 취득세 일반세율(2.8~4%)에 8%를 추가한 취득세율 10.8~12%를 적용받는다. 똑같이 100억원짜리 집을 매입해도 일반주택이냐 고급주택이냐에 따라 세금이 8억원 가까이 차이 나는 것이다.
이런 탓에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전용면적 243㎡, 244㎡의 단층형이나 273㎡ 복층형 아파트가 쏟아져 나왔다.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건설사업자들의 꼼수로 이른바 '절세 설계'가 관행이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138억원에 거래가 체결된 더펜트하우스청담 역시 29채의 전 가구가 모두 복층형인데 이곳의 전용면적도 273㎡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면적기준을 없애지 않고 상향하기만 하면 또 그 기준에 맞춘 고급 단지들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도 최근 연구용역에 돌입하는 등 취득세 중과 현실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 가격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살펴보는 단계"라며 "개선안을 마련해 행안부에 의견을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회도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고급주택 관련 중과세 규정을 면적기준을 제외한 가액기준으로만 산정해야 한다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및 서울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행안위는 오는 6월까지 국회에 관련 답변을 내놓기로 한 상태다. 김태호 택스로 지방세연구소장은 "옛날에는 규모가 크면 고급주택으로 봤지만, 사회환경이 바뀌며 규모가 아닌 입지가 중요해졌다"며 "면적기준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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