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감성 장충라운지·한국의 첫번째 매장 이대점
기성품에 개성 더한 '토핑경제' 트렌드 맞춤 마케팅
기성품에 개성 더한 '토핑경제' 트렌드 맞춤 마케팅
[파이낸셜뉴스] 스타벅스가 테마 있는 특별한 매장에서 텀블러나 카드지갑에 '이름을 새겨주는 각인'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매장을 '각인'시키는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각인이 최근 기성품에 개성을 더하는 소비 문화로 주목받는 '토핑경제'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일 스타벅스 장충라운R점에서 만난 장영호 캘리그래피 작가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성품에 각인을 하는 순간 나만의 것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면서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스타벅스를 비롯해 여러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흘간 하루 100~200명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은 지난해 9월 1960년대로의 시간 여행을 콘셉트로 오픈한 뒤 인스타그램 명소라는 입소문이 났다.
이 매장은 대선제분의 창업주 고(故) 박세정 회장이 우리나라 1세대 토종 건축가로 불리는 나상진에게 의뢰해 1963년 설계해 1966년 완공한 저택을 개조해 만들었다.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이 매장엔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스타벅스코리아가 프리미엄 소형 자동차 브랜드 MINI코리아와 협업해 이곳에서 6월 말까지 전시를 진행하면서 특별한 혜택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전시 기간에 맞춰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제조음료와 함께 2만5000원 이상을 구매하면 카드지갑을 증정하는 동시에 지난 2일까지 단 사흘간 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각인을 받을 기간이 길지 않다 보니 음료 주문부터 긴 줄을 서야 했다. 주문을 마치고 카드지갑을 받아도 다시 기다림이 시작됐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각인을 받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웨이팅 기기에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최소 1시간, 길게는 3시간씩 기다려야 했다.
현장 직원은 "첫날 100여명이 오셨고 어제도 200명 넘게 오셨다. 한 사람이 두, 세 개의 카드지갑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어 실제 각인한 건 서비스를 받은 사람의 두 배 정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이번 각인 이벤트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준비했다.
장 작가는 "스타벅스와 구성과 디자인 등을 꾸준히 협의했다"며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각인' 덕에 해외 관광객 명소
스타벅스 코리아의 1호점인 이대점은 최근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에겐 필수 코스로 꼽히고 있다. 텀블러에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각인 서비스가 알려지면서다.
스타벅스 측은 최근 1호점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용자 수 증가의 원인은 각인 텀블러다.
올해 1월 들어 이대점 방문 고객 4명 중 1명이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로 각인 텀블러를 꼽았다. 텀블러 구매 고객 중 90%는 각인 서비스도 이용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개점 25주년을 맞은 1호점인 이대점을 9월에 스페셜 매장으로 리뉴얼한 뒤 국내 스타벅스 매장 최초로 텀블러 각인 서비스를 이대점에 도입했다.
이대점에서 판매하는 20여 종의 텀블러에 나만의 문구나 애칭 등을 표현할 수 있다. 글자는 최대 10자까지 가능하고 희망 폰트와 이미지도 선택할 수 있다. 텀블러를 포함해 4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이용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배려해 서비스 이용방법을 영어와 일본어로도 알려준다.
매장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미오(28)씨는 "SNS에 올라온 거 보고 찾아왔다"면서 "텀블러도 여기서만 살 수 있는 게 있다고 했다. 거기에 한국 여행의 추억을 적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향후 텀블러 외에 머그나 기타 상품에도 각인이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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