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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올렸는데도 회원 늘었네…쿠팡 '와우 멤버십' 성공 이유는

뉴스1

입력 2025.03.04 06:13

수정 2025.03.04 09:34

12일 서울 시내의 주차장에 쿠팡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 022.5.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12일 서울 시내의 주차장에 쿠팡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 022.5.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지난해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고객 이탈 우려가 제기됐던 쿠팡이 실제로는 고객이 대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 배송 등 경쟁사 대비 우월한 물류 정책 등에 힘입어 충성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구독료 인상한 후에도 기존보다 더 많은 고객이 몰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쿠팡 생태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2023년 말(1400만 명) 대비 증가했다. 회사 측은 정확한 증가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활성 고객 수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멤버십 회원 수도 전년 대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8월 쿠팡이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58%(2900원) 인상하면서 회원이 이탈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멤버십 회원을 지킨 것을 넘어 오히려 늘린 것이다.

연 4조 규모 혜택…무료 배송·반품 무료 등 '경제적 해자'

구독료를 58% 올렸음에도 회원이 더 늘어난 건 소비자들은 구독료 인상분보다 쿠팡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가 가성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쿠팡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건당 3000원) △30일 무료 반품(건당 5000원) △로켓직구 무료 배송(건당 2500원) △로켓프레시 신선식품 새벽 배송(건당 3000원) △회원 전용 상품 할인 △쿠팡이츠 무료 배달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 측은 멤버십 회원에게 한 해 30억 달러(약 4조 원·2023년 말 기준) 규모의 혜택을 주고 있다고 추산한다.

특히 무료 배송 및 반품 무료 등 배송 측면의 가치가 가장 큰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가령 월 구독료가 2900원 늘더라도 신선식품 새벽 배송(건당 3000원)을 한 번 받으면 상쇄되고, 반품(건당 5000원)을 한 번 더 하면 이득이 된다. 여기에 다른 혜택들도 모두 유지된다. 회원 입장에선 2900원을 더 내고 멤버십을 유지하는 게 더 가성비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배송·반품 정책은 경쟁사들에 커다란 '경제적 해자'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당일·새벽배송을 45% 늘렸고 신선식품 새벽배송 상품군도 30% 이상 늘리면서 해자를 더욱 깊게 팠다. 2014년부터 로켓배송에 6조 원 이상 투자한 건 경쟁사가 따라가기 어려운 규모다. 쿠팡은 2026년까지 추가로 3조 원을 투입해 총 10조 원 가까이 물류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 물류 외에도 쿠팡이츠 무료 배달로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없애고, 스포츠·연예 등을 무료 시청할 수 있는 쿠팡플레이 콘텐츠도 늘리면서 고객들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구독료 인상에 매출·영업이익 '쑥'…'쿠팡 생태계' 강화 입증

멤버십 구독료는 지난해 쿠팡 전체 실적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와우 회원 숫자가 1400만 명이라고 단순 가정하면, 지난해 구독료 매출은 △1~7월(월 4990원) 699억 원 △8~12월(월 7890원) 1105억 원 등 총 1800억여 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증가한 신규 회원 구독료까지 더하면 매출 기여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사 입장에서 멤버십 구독료는 실제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대부분 영업이익으로 간주된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1400만 명이 지출한 구독료 인상분(월 2900원)은 약 406억 원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영업이익은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이 있었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멤버십 회원 증가로 인해 실적 등 외형이 성장한 점도 중요하지만, '쿠팡 생태계'가 더욱 강화됐다는 걸 입증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고객 입장에선 어차피 멤버십을 유지한다면 필요한 물건이 생길 경우 그곳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구독료 인상으로 쿠팡을 이탈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충성 고객을 묶어놓는 '락인(Lock-In) 효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활성 고객(분기에 1회 이상 구매한 고객)은 228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1인당 평균 구매액도 320달러(환율 효과 제외시)로 전년 대비 6% 늘었다. 구독료를 인상한 이후에도 더 많은 사람이 쿠팡에 접속해 더 많은 금액을 썼다는 얘기다.

유통업계는 쿠팡의 물류 투자가 조 단위로 지속되고 있고, 쿠팡이츠 매출 및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의 확대 등을 고려하면 멤버십 회원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독료 액수의 증감보다는 결국 가성비"라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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