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보완엔 동의…與드라이브엔 '부정선거론 불 지피기' 의심
민주, 與 '선관위 개혁' 공세에 거리 두며 대응 수위 고심제도적 보완엔 동의…與드라이브엔 '부정선거론 불 지피기' 의심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4일 여당이 선관위 개혁론 공세에 불을 지피는 것과 관련해 다소 거리를 두며 대응 수위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감사원은 지난달 27일 선관위 채용 비리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고, 헌법재판소는 같은 날 대통령 소속 하에 편제된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선관위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은 헌재 결정의 취지 대로 행정부에 속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감사원이 독립적인 헌법 기관인 선관위를 감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선관위의 채용 비리 문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방법론에서 여당과는 온도 차를 보인다.
여당의 선관위 대상 특별감사관 도입이나 국정조사 실시 등의 주장에 대해선 수사로 밝히면 될 사안이라며 오히려 선관위 독립성 강화 쪽에 힘을 싣고 있다.
5선 중진인 안규백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의 특별감사관 도입 주장에 대해 "그렇게 된다면 모든 기관의 감사관을 다 설치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필요하다면 하는데, 그건 모기를 보고 장칼을 뽑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기관 대 기관의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던 모양인데 그건 제도적으로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며 "감사원이 헌법기관을 감사하는 건 맞지 않지만 보완돼야 할 게 있으면 제도적으로 보완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선관위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면 선관위의 선거 관리를 시연하는 등 부정선거 가설을 반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민주당은 여당처럼 선관위 개혁 이슈를 당장 전면에 띄우는 데는 적극적이진 않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 6명이 공개 발언을 했지만, 선관위 개혁론에 대한 언급은 별도로 나오지 않았다.
이 같은 민주당의 입장은 선관위 문제가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자칫 선관위 개혁론이 부정선거론 또는 계엄 선포가 정당했다는 주장의 근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관위에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바로 잡아야 하고 당도 2023년 선관위 채용 비리 문제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그렇게 주장해왔다"면서도 "하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시점 선관위 비리를 띄우는 건 부정 선거론에 불을 지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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