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쥔 리더 부정행위는
조직 전체에 빠르게 확산
엄격한 도덕적 잣대 요구
조직 전체에 빠르게 확산
엄격한 도덕적 잣대 요구
애리얼리 교수는 어떠한 조직에서나 1%의 사람은 항상 선하게 행동하고, 1%는 언제나 나쁜 일만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절대다수인 98%는 때론 선하고 때론 악할 때도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비록 자신이 완전히 착한 1%에는 들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체로 착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으며, 살면서 '어쩔 수 없이' 혹은 '무의식중에' 잘못을 저지르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엄격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한밤중에 배가 고파 과자 한 개를 먹은 후 결국 폭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어차피 이렇게 된 거(What-the-Hell)' 효과라고 부른다. 정해진 기준을 한번 깨고 나면 더 이상 자기 행동을 통제하려 들지 않고 그냥 쉽게 포기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유혹에 빠져 사소한 부정행위라도 하게 되면 다음부터 반복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가 된다. 이는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이 주장한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과 일맥상통한다. "만일 한 건물의 유리창이 깨어진 채로 방치된다면 곧 다른 유리창들도 깨질 것이다. 이런 경향은 부유한 동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한 장의 방치된 깨진 유리창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신호이며, 따라서 유리창을 더 깨는 것에 대해 아무런 부담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인간은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동기를 동시에 추구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정직하고 존경할 만한 인물로 봐주길 바라는 '자아 동기부여'와 다른 사람을 속이더라도 가능하면 큰 이득을 얻고자 하는 '재정적 동기부여'다. 결국 '착한 사람'이라는 명예와 개인적 이익을 동시에 얻기 위해 상황에 따라 적당한 수준으로 부정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부정행위의 규모와 수준은 단순히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크기만을 따지는 비용편익분석이 아니라 사람들 각자의 도덕성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조직이나 사회를 파괴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절대 악인 1%가 저지르는 심각한 악행보다는 평범한 98%의 사소한 비윤리적 행위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부정행위는 바이러스와 같이 아주 강력한 사회적 전염성을 지니고 있어서, 다른 사람의 부정행위를 가까이에서 보았거나 사례를 많이 접할수록 자신도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사실이다. 특히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 모습을 목격한 경우 전염성은 훨씬 강해진다. 특히 권력을 가진 리더의 부정행위는 '폭포 효과'를 일으켜 조직 전체에 빠르게 확산된다. 리더에 대한 엄격한 도덕적 잣대가 너무나 중요한 이유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