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에 '트리플 감소'
대형마트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대형마트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주력 산업생산 상당 부분이 뒷걸음쳤는데 제조업 둔화 영향이 컸다. 기계장비, 전자부품 등에서 7~8% 넘게 감소했으며 자동차 생산까지 줄었다.
고꾸라진 경제는 향후 미국발 관세폭탄과 맞물려 더 큰 불확실성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예고했던 25% 관세 부과를 4일 전격 강행했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기존 10%에서 2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도 다음 달 2일부터 적용하겠다고 이날 다시 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한 고율관세가 단순 압박용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빗나갔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대부분 물품에 대해 무관세로 무역이 이뤄졌던 북미 3국 간 관세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캐나다, 멕시코는 바로 맞불을 예고했다. 중국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10일부터 미국 농산품에 10~15%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을 상대로 전략물품 수출통제도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내달 이후엔 트럼프의 관세폭풍이 전 세계를 덮칠 것이다. 틈새전략을 활용해 수출을 성사시킨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가 될 수 있다. 당장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업체만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등 400여개에 이른다.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 내수기업들도 위태롭다. 국내 2위 대형마트업체 홈플러스는 유동성 악화로 4일 전격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서울회생법원은 바로 이를 받아들였다. 홈플러스는 30년 가까이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함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10년 넘게 이어진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와 모바일 시대 온라인 시장 대격변기를 거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쿠팡과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배송혁명, 물류혁신을 쫓아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 지금같이 소비가 위축되고 침체가 장기화되면 온·오프라인 상권 전체가 동시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복잡한 경제지형 속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도 길을 찾기 쉽지 않은 시국이다. 국제사회는 기존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통상체계를 뒤흔드는 미국 우선주의에 연일 충격을 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구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후 군사원조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적도 없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국제정세는 요동치는데 국정 리더십은 공백 상태이고, 정치권은 벌써 선거판에 빠져 경제와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 입으로만 서민과 기업을 위하는 척하며 표심을 얻으려고 온갖 사탕발림만 쏟아낸다. 힘겨운 삶에 찌든 국민들은 기가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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