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신입행원 채용, 올 상반기도 바늘구멍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5 18:09

수정 2025.03.05 18:09

디지털 전환 따른 인력 수급 변화
IT·디지털 전공자엔 취업문 열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이 500여명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속에 은행권의 취업문이 IT·디지털 전공자에 커지고, 경영·법·회계학 전공자에게는 좁아지면서 '문과생'의 절규가 울려퍼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각각 150여명과 190여명을 공개 채용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17일까지 서류접수를 받는다. 채용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와 같다.

우리은행은 오는 10일까지 서류접수를 진행한다. 채용 인원은 지난해 상반기(180명)보다 약 10명이 늘었다.

신한은행과 국미은행은 채용 규모를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지난해 3월 하순, 4월에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공고했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두 은행이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 비슷한 규모의 채용 공고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올해 4대 은행의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 규모는 54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앞서 4대은행은 2023년 상반기에는 총 1000명의 신입행원을 뽑았다. 2년 만에 채용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3년 채용 규모가 이례적이었다"면서 "당시 금융당국이 정부 입김과 여론을 의식해 상생금융의 하나로 채용 규모를 늘리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해말 발간한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에 따르면 금융업계 전반의 지난해 대졸자의 전공별 인력 비중은 △경영·경제(46.7%) △인문·사회과학(22.1%) △컴퓨터·통신(8.3%) △자연(6.2%)△공학(6.0%)△법률(3.6%) 순이었다.

은행만 놓고 보면 △경영·경제(45.7%) △인문·사회과학(25.3%) △컴퓨터·통신(9.9%) △자연(5.3%)△공학(4.7%) 순이다. 상대적으로 고연봉인 은행업계가 '문과의 희망'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감소로 인력 수요가 줄고 있다.
지난 2023년 말 3927개였던 5대 은행의 영업점수는 최근 3790개로 137개 감소했다. 지방 소멸과 스마트뱅킹 활성화에 따라 은행 창구의 효용성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은행들은 채용 규모를 줄이고, 채용에서 IT개발자를 중요시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권이 채용 규모를 줄이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