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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늑장 발표...전투기 폭격 좌표 오설정 가능성 중경상자 발생(종합2)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6 15:17

수정 2025.03.06 15:17

한미연합훈련 참가 KF-16 2대, MK-82 4발씩 총 8발 오폭
폭격 좌표 오설정 가능성…공군, 초반엔 오폭 인지 못한듯
현장 불발탄 발견 EOD요원 투입, 해체 작업…주민 대피령
[파이낸셜뉴스]
23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혹한기 공지합동 및 통합화력운용 훈련에서 MK-82 폭탄을 장착한 K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3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혹한기 공지합동 및 통합화력운용 훈련에서 MK-82 폭탄을 장착한 K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공군이 6일 오전 전투기 오폭사고를 일으켜 민간인 5명과 군인 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군이 전투기 오폭 사고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군은 이날 오전 11시 41분경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문자공지를 통해 "오전 10시 7분경 공군 KF-16에서 MK-82 일반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 지역에 낙탄됐다"고 밝혔다가 이후 오전 11시 44분경 재 문자공지를 통해 비정상 투하시간을 '오전 10시 4분'으로 정정했다.

공군은 박기완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 대책 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 등을 조사 중에 있다.

공군은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KF-16 2대가 각 4발씩 폭탄을 투하 중 동시에 오폭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미루어 폭격 좌표가 잘못 설정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오폭 사고는 민간인이 관계 당국에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민가에 떨어져 폭발했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쯤 포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주택에 포탄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중상 2명, 경상 5명 등 총 7명의 부상과 교회 건물 1개 동과 주택 2채 일부가 파손됐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심정지 및 의식이 없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군은 100분이 지난 11시 41분에서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렸다. 이 때문에 공군이 초반엔 오폭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가 보도를 접한 뒤에야 진상 파악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장에선 이번 사고로 군인과 시민을 포함해 2명이 중상, 경상 13명 등 15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10명이며 태국과 네팔 등 외국인 환자도 발생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어 피해 집계는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는 2025년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연습과 연계한 올해 첫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진행됐다.

공군에서는 공대지폭탄으로 무장한 F-35A·F-15K·KF-16·FA-50 등이 참가했다. 이 전투기들은 근접항공지원 간 30여발의 실폭탄을 투하했다.

MK-82 폭탄은 정밀한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된다.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 수 있는 파괴력을 지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며, 살상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로 알려져 있다.

군 당국은 현재 사고 현장에서 불발탄이 발견됨에 따라 폭발물 처리반 EOD요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주민 대피령을 발령하는 등 주민 접근을 원천 차단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급차 등이 현장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004년 우리 공군의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에서 연습용 폭탄을 오폭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군이 발사한 폭탄이 추락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독자 제공·뉴스1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군이 발사한 폭탄이 추락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독자 제공·뉴스1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