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기업 회생절차 돌입으로 일부 협력업체들이 납품 중단에 나서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들어가자 제품을 공급했던 일부 기업들이 납품 중단을 통보했다.
LG전자는 현재 홈플러스에 추가 제품 출하를 일시 정지한 상태다. 매장에 남은 재고에 한해 제한적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홈플러스와 판매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식품업체들도 납품 중단에 나섰다. 오뚜기는 홈플러스와의 협상을 앞두고 사실상 공급을 중단한 상황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홈플러스로부터 협력사 대금 지급 관련 공문이 지연되고 있다"며 "주말 이후 협상 상황에 따라서는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도 이날부터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
다만 홈플러스가 비중을 늘려온 신선식품 분야에선 납품 중단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선식품을 강화해 왔는데 거래 업체 중에서는 아직 납품을 중단하겠다는 곳이 없다"며 "매일매일 들어오는 신선식품 매대가 비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협력사들은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기업 회생 신청에 '티메프 사태' 당시와 같은 대금 지급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신라면세점과 CJ푸드빌,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이 전날 잇따라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상품권은 상거래채권이어서 회생 절차와 별개로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상거래 채권 보호와 매장 정상 운영을 약속하며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에 따라 일반 상거래 채권은 3월 4일을 기점으로 이전에 발생한 것은 순차적으로 일정을 정해 전액 변제할 계획"이라며 "4일 이후부터는 납품사와 개별 계약에 따라 정상 지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부 납품사가 대금을 미리 달라고 해 협의가 다소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D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마트노조는 노동자 고용 안정과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위해 인력감축과 자산 매각을 배제한 대안을 요구했다.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MBK가 들어온 2015년도부터 2020년까지 직영 직원 6500명을 줄였고, 협력업체 직원은 1만5000명을 감축했다"며 "줄이고 줄이다 보니 업무가 돌아가지 않아 계산대 직원에게 가공식품이나 장난감 매장 일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김광일 MBK 부회장은 홈플러스 인수 당시 기업가치를 위해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단 하나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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