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여권 "탄핵공작 진실 알게됐다"..곽종근 녹취로 野회유정황 조명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6 19:00

수정 2025.03.06 19:18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지인 통화 녹취 공개
거대야당 회유 협박 가능성 거듭 제기
尹측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몰이 실체가 밝혀져"
與 "경제적 어려움, 상하 관계 등으로 오염된 폭로는 진실이 아닐 가능성 커"
성일종 "12월 5일 곽종근을 협박한 세력은 민주당"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2024년 12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뉴스1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2024년 12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내가 살려면 나보고 양심선언 하라는데..."
"얘들이 다 사정은 아는데 그래도 뭐 내란죄로 엮겠단다"
"속사정이 많은데 지금은 아무도 내말을 안듣는다"
"내가 지금 가진게 하나도 없다. 아들내미 딸내미 어떻게 먹고 살게 할지 그것도 걱정이다"(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녹취 일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발언을 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유튜브 촬영 전날 지인과 가진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협박 및 회유 의혹'에 대한 파장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 프레임으로 연결시킨 곽 전 사령관의 '의원 끌어내기' 주장이 이번 녹취로 거대야당의 회유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권에선 야당의 '내란공작'·'탄핵공작'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면서,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오염됐음을 거듭 강조해 내란죄 프레임도 무력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여당은 6일 "정황상 (지난해) 12월 5일 곽종근을 협박한 세력은 민주당"이라고 주장했고,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법원은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몰이의 실체가 밝혀진 이상 대통령 구속을 즉각 취소하고,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심판을 기각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이후인 같은달 5일 곽 전 사령관이 오랜 지인과 나눈 통화 녹취가 이뤄진 날은, 김현태 707특임단장이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 의원들과 리허설까지 했다고 증언한 바로 그날이다.

이를 놓고 여권은 당시 곽 전 사령관이 야당 관련 인사로부터 회유를 비롯해 협박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막후 기획자', 곽 전 사령관에게 '내란죄로 엮겠다'고 협박·살려면 짜여진 각본대로 엉터리 양심선언할 것을 강요 → 2)강요와 협박에 시달린 곽 전 사령관, 민주당 관계자들과 리허설 뒤 다음날 김병주TV 유튜브 출연 → 3)민주당 의원들, 곽 전 사령관 허위 답변 유도 → 4)실체 없는 대통령 가짜명령 생성 → 5)민주당 의원, 처벌 두려워한 곽 전 사령관에 공익신고자 추천 서류 제공, 변호사 수임료·가족 생계 걱정한 곽 전 사령관에 변호사 소개.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같은 방식으로 곽 전 사령관의 '의원 끌어내라' 증언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이 밝힌 끌어내라고 한 대상이 '인원' → '요원' → '의원'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유도가 있었다고 주장한 변호인단은 "결국 모든 것이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몰이와 탄핵 공작임이 확인됐다"면서 "진술도 메모도 모두 거대 야당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조작의 산물이었다.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조기 대선을 통해 정권을 획득하려 한 그들이 바로 국헌 문란의 목적을 가진 내란 세력들"이라고 일갈했다.

변호인단은 "이제 온 국민이 탄핵 공작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의 거짓과 내란 몰이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 줌의 내란 몰이 세력들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결코 끌어내릴 수 없다"고 단언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회유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강선영·윤상현·강대식·성일종·한기호·임종득 의원. 연합뉴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회유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강선영·윤상현·강대식·성일종·한기호·임종득 의원. 연합뉴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도 '살려면' '내란죄 엮겠다' '변호사 소개' 등 이 '세 마디'가 곽 전 사령관을 흔들었을 것으로 추정, "곽 전 사령관의 이런 위기는 민주당의 기회였던 셈"이라면서 "경제적 어려움과 상하 관계 등에 의해 오염된 폭로는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국민의힘 국방위원들과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우리가 시키는대로 말하지 않으면 너를 죽이겠다', 그리고 '사정은 다 알지만 그래도 너를 내란죄로 엮겠다'고 곽종근을 협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비상계엄 직후 엄중한 상황 속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협박을 당한 곽 사령관이 얼마나 두려웠을지 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면서 "이렇게 곽종근을 협박한 민주당은 곽종근에게 변호사까지 붙였다"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해 12월 7일 예정된 검찰 조사를 이틀 미룬 곽 전 사령관은 12월 9일 조사를 받고, 입회한 곽 전 사령관의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검찰 조사 때는 쓰지 않는 자수서를 3번이나 쓰게한 것에 성 위원장은 주목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해당 녹취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내란죄를 엮기 위해 곽 전 사령관을 회유, 겁박한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면서 내란죄 주장의 핵심 근거들이 모두 오염됐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