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뉴스1) 양희문 이상휼 기자 = "앞으로 비행기만 지나가도 무서울 거 같아. 이 트라우마는 피해보상을 해준다 해도 해결이 안 돼."
7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마을은 전날 발생한 '공군 전투기 오폭사고'로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폐허가 됐다.
주택 지붕은 힘없이 주저앉아 언제라도 무너져 내릴 정도로 아찔해 보였고, 비닐하우스는 곳곳이 갈기갈기 찢어져 제 역할을 못하는 모습이었다.
군인과 주민이 자주 찾았다던 성당은 창문이 깨지고 외벽을 감싸던 벽돌이 우수수 떨어져 있는 등 당시 참혹한 현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 있던 나무는 폭탄 폭발 여파로 부러졌고, 포터 차량은 전면 유리가 깨진 채 도랑에 빠진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주민들은 전날 포천시가 마련해준 콘도에서 하룻밤을 지냈지만, 여전히 오폭 사고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멍하니 마당에 앉아 폐허가 된 집을 바라보는가 하면, 눈물을 글썽이며 소중한 사진을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박 모 씨(40대)는 "가족과 추억이 있는 사진을 건지고 싶은데 붕괴 우려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착잡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만난 주민들은 "전투기 소리만 들려도 벌벌 떨릴 것 같다"며 한목소리로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 책임자인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마을을 방문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도 표시했다.
콘도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남명예 할머니(74)는 "평소 우울증에 공황장애까지 있는데, 이번 사고까지 터지니 불안함이 더 커졌다"며 "이해도 되지만 사고 책임자가 현장을 방문하지 않는 것도 솔직히 서운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집을 다시 지어주고 피해보상을 해준다고 해도, 앞으론 비행기 소리만 들려도 두려움에 떨 것 같다"며 "이 트라우마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오전 10시 4분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의 민가에 공군의 공대지 폭탄 8발이 떨어졌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29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민간인이 15명, 군인이 14명이다. 중상자는 지역 주민 2명이다.
국방부와 공군, 육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훈련에 참여한 KF-16 2대에서 폭탄 8발이 사격장 외부로 비정상 투하됐다"라며 "원인은 조종사 좌표 입력 실수로 파악됐으며, 이는 조종사 진술로도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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