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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마가(MAGA)를 메가(MEGA)로 바꿨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9 04:12

수정 2025.03.09 04:12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마가·MAGA)" 만들겠다며 쏟아내고 있는 관세 정책들이 외려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메가·MEGA)" 만들고 있다. 뉴욕 증시는 관세 불안감 속에 이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특히 S&P500은 올해 1.9% 하락한 반면 유럽 증시의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올들어 9% 급등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마가·MAGA)" 만들겠다며 쏟아내고 있는 관세 정책들이 외려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메가·MEGA)" 만들고 있다. 뉴욕 증시는 관세 불안감 속에 이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특히 S&P500은 올해 1.9% 하락한 반면 유럽 증시의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올들어 9% 급등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뉴욕 증시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유럽 증시를 비롯한 해외 증시가 붐을 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치고 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하는 정책들이 엉뚱하게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ake Europe Great Again·MEGA)” 만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5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 뒤 한동안 급등세를 타던 뉴욕 증시는 올들어 상승세가 주춤하더니 트럼프 관세가 봇물을 이루면서 이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대선 당일인 11월 5일 5782.76으로 올라섰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일 5770.20으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올해 전체로 1.9%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 뒤 S&P500은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11월 6일부터 11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나흘을 내리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에도 1월 24일 6118.7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트럼프가 마가를 외치며 관세카드를 곳곳으로 날리기 시작하면서 이런 흐름은 역전됐다.

S&P500은 24일 고점을 기준으로 7일까지 5.7% 하락했다.

특히 트럼프의 오락가락 행보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흔들고 있다.

트럼프는 3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예정대로 4일부터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돌연 5일에는 멕시코와 캐나다 자동체 물리는 관세를 한 달 유예하기로 했고, 6일에는 자동차 외에 일부 제품에도 관세를 유예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트럼프는 4월 2일부터는 상호관세가 대대적으로 도입된다면서 “더 큰 것이 온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역경제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집어삼켰다.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 5일 연준이 발간한 베이지북에는 ‘불확실성’이란 단어가 47회 등장했다. 1월 베이지북에 비해 약 3배 많이 언급됐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은 미 국채 수익률 급락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중 금리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월에만 해도 4.8%를 웃돌았지만 지난 주에는 4.1%까지 떨어졌다. 7일 마감가는 4.305%였다.

투자자들이 불안 속에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를 확대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급락했다.

뉴욕 증시의 S&P500은 지난주 3.1%,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3.5% 급락했다.

반면 유럽 증시는 상승세다.

유럽 시황을 반영하는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올해 9% 급등했다.

금융 자문·자산운용사 라자드의 최고시장전략가(CMS) 로널드 템플은 독일 닥스지수 같은 유럽 지수들이 올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유럽 증시는 관세 위험에 노출돼 취약해진 뉴욕 증시를 계속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템플은 “뉴욕 증시는 이제야 무역정책 불확실성의 잠재적인 부정적 충격을 소화하기 시작했다”면서 “추가 하강 속에 취약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이어 “미국 외에 세계 곳곳에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낮으면서 저평가돼 상승 잠재력을 갖춘 시장들이 널려있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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