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무투표 당선 속출… 새마을금고이사장 직선제 빛바래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9 18:37

수정 2025.03.09 18:37

경기·인천 3곳중 2곳 '현직 당선'
사상 처음으로 새마을금고이사장이 직선제로 뽑혔지만 경쟁 없는 무관심 선거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많은 금고에서 현직 이사장이 당선된 데다 투표율이 낮아 직선제의 의미가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9일 새마을금고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 선거결과 경기·인천 지역의 143개 금고 중 93곳은 현직 이사장이 당선됐다. 3곳 가운데 2곳에 해당한다.

강원도 역시 52개 금고 중 43곳(83%)은 현직 이사장이,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현직 이사장이 뽑힌 금고는 85곳 중 50곳(59%)에 달했다.



사상 최초로 직선제를 시행했음에도 새로운 얼굴로 교체되지 않은 이유는 '엄격한 입후보 조건'이 꼽힌다. 현행 새마을금고법상 이사장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금고 임원으로 6년 이상 근무 △중앙회 또는 금고 상근직 10년 이상 근무 △금융 관련 기관 공무원 10년 이상 근무 △금융위원회 피감 금융사 10년 이상 근무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입후보 문턱이 높은 탓에 단독 후보가 출마해 '무투표 당선'이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자산 규모 2000억원 이상인 금고(534곳)가 직선제를 시행했고, 이 가운데 단독 출마한 금고가 326곳이었다. 사실상 직선제가 이뤄진 곳은 208곳에 불과했다.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인 175만2702명 중 45만1036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은 25.7%에 그쳤다.

이번 새마을금고이사장 선거의 전체 유권자가 430만여명으로 선관위가 위탁받은 선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조합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상호금융권인 농협·수협·산림조합장 전국동시선거의 전체 유권자(202만여명)보다 두 배 넘게 많지만 직전에 열린 농협·수협·산림조합장 선거의 투표율(79.6%)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전국동시선거를 계기로 새마을금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한층 개선되기 위해서는 후보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조합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호금융권은 농촌 등 지역사회에 많이 분포돼 있어 농협을 제외하고는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비대면 투표 방식을 도입하거나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