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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판정검사, 존중과 배려의 첫 단추 [fn기고]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1 06:00

수정 2025.03.11 07:31

 -김종철 병무청장  
 -병역판정검사장 찾은 앳된 청년들, 아버지 마음처럼 대견해  
 -현역 판정 받는 청년의 소감…귀한 마음에 책임감 함께 다가와 
 -병역 첫 단추, 병역판정검사 단계부터 세심한 배려와 노력 필요 
 -투명하고 정확한 신체등급 판정, 신뢰할 수 있는 정밀검사 실시 
 -청년 건강은 새로운 가치, 병역판정검사 과정서 질병 발견 치료하기도 
 -병무청, 최근 정신건강에 관심 기울여…나날이 심각, 조기 발견 지원 
 -병역이행 '되돌아 살펴볼 때' '건강한 삶' 될 첫 단추되도록 노력 약속 
[파이낸셜뉴스]
김종철 병무청장
김종철 병무청장

얼마 전 병역판정검사 시작을 맞아 서울지방병무청 병역판정검사장을 방문했다. 이른 아침 검사장을 찾은 앳된 청년들을 보며 잠시 아버지의 마음으로 돌아가 대견함을 느꼈다.

특히 첫 현역 판정을 받은 청년의 소감이 마음에 와닿았다. “나라에 헌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또 다른 사회생활을 한다고 생각하고, 멋지게 의무를 다하고 돌아오겠다.

” 병역의 가치를 알아주는 귀한 마음에 고마움을 느끼는 한편, 이들의 병역이행이 존중받고 예우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 또한 함께 다가왔다.

병역이행의 모든 순간이 중요하지만, 병역판정검사는 현역·보충역 등 복무형태를 결정하는 첫 단계이기에 더욱 뜻깊다.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첫인상을 남길 두 번째 기회는 없다”라는 말처럼, 병역의무자들이 병역이행 과정에서 존중받고 있음을 체감하려면 병역판정검사 단계부터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병역의무자 존중은 투명하고 정확한 신체등급 판정에서 시작된다. 병역판정검사는 총 35종 58개 항목의 기본 검사를 거쳐, 과목별 전문의가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이의가 있다면 검사 결과를 다시 확인하여 알려주고, 필요시 2심 기관인 중앙병역판정검사소에서 재검사를 실시한다. 그럼에도 판정이 곤란하다면 외부 전문의와 함께 신체등급을 결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병역의무자들이 검사 결과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확한 신체등급 판정이 병무청의 본분이라면, 청년 건강은 새롭게 전하고 싶은 가치다. 병역판정검사는 종합병원 건강검진 수준으로 실시하며, 검사 후 세부결과, 질병 원인, 치료 및 예방법 등 7개 항목 55종의 건강정보를 담은 건강검진 결과서를 제공하여 건강 관리를 돕고 있다. 실제로 작년 병역판정검사 과정에서 600여 명이 당뇨, 척추질환 등 몰랐던 질병을 알게 되어 조기에 치료를 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최근 병무청에서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정신건강이다.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만큼, 모든 남성이 거쳐 가는 병역판정검사 단계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병무청에서는 4단계에 걸친 심리검사를 통해 마음 건강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1단계에서 총 360문항으로 구성된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임상심리사와 일대일 면담 방식으로 2차 심리검사를 실시한다. 필요시 6시간 내외의 정밀심리검사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권유한다. 더 나아가서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하여 상담과 치료를 지원하고, 희망자는 가족 상담을 통해 실질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존중을 의미하는 단어로 널리 쓰이는 ‘리스펙(Respest)’의 어원은 ‘되돌아(Re) 살펴본다(Spect)’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병역이행은 ‘남자라면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되돌아 살펴볼 때다. 청춘의 소중한 시간을 바쳐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청년 한 명 한 명에 대한 존중과 예우가 필요하다.
병역판정검사가 청년들의 존중받는 병역이행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