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증권사 해외 주담대 잔고 보니
작년 255억→ 올해 435억 급증
주가급락에 반대매매 공포 커져
작년 255억→ 올해 435억 급증
주가급락에 반대매매 공포 커져
12일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A 증권사에 의뢰해 최근 1년 간 개인 고객의 해외 주식담보대출(주담대) 잔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2월 449억4000만원에서 올해 2월 701억2000만원으로 1년 사이 56% 급증했다.
해외 주담대 잔고란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해외주식을 담보로 원화를 대출 받은 뒤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을 뜻한다.
현재 국내 15개 증권사가 이 서비스를 제공 중인 만큼, 전체 해외 주담대 규모는 수천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증권사의 해외 주담대 잔고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400억원대를 유지하다 10월부터 500억원대로 올라섰다.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2월 700억원대까지 늘었다. 올 3월 기준 687억7000만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지난해 동기 대비 200억원가량 많은 규모다.
지난해 미국 증시 열풍이 거세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크게 늘었고, 보유 미국 주식의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이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빚투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담보로 잡은 해외주식은 테슬라이다. 올 3월 기준 개인들은 A증권사에서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총 435억원을 대출받았다. 지난해 같은기간 255억원 대비 약 2배 수준이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15개월 연속 A증권사 해외 주식담보대출 규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해외주식 담보 대출잔고 상위 2~10위 종목 역시 모두 미국 주식이다. 사실상 빚투 수요가 미국 주식에 쏠린 양상이다.
미국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최근 미국 증시 변동은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우려에 지난달 말부터 주요 미국 주식들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테슬라(-31%),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33%), 엔비디아(-17%) 등이 최근 한 달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다수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담보대출에 대해 통상 150~170%의 담보유지비율을 적용하는데, 만일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가 담보유지비율 밑으로 떨어질 경우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 리스크도 높아진다.
다만 증권가는 올 들어 해외주식 담보대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해외주식 관련 수익의 실적 기여 비중이 점차 늘어난 영향이다. KB증권은 지난달 28일 해외주식 담보대출 운영기준 개정을 통해 담보유지비율을 기존 170%에서 150%로 낮추는 등 대출 기준을 완화했다. 또 서학개미 거래대금이 많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등을 담보대출 가능 종목군에 포함시켰다. 대신증권도 지난 1월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 '뱅가드 S&P 500 인덱스 ETF' 등 미국 ETF 10종목을 해외주식 담보대출 가능 종목에 추가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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