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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내달 美에 보복 관세... 41조원 규모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2 21:37

수정 2025.03.12 21:37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럽의 '관세 전쟁'이 전면전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을 겨냥한 관세를 발효하자 유럽연합(EU)이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내달부터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의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0시 1분 발효된 데 따른 대응이다.

내달 1일 자동 시행되는 EU의 보복 관세 1단계 조처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당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맞서 도입했다가 2021년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취임 이후 중단한 '재균형 조처'다.

이 조처에 따르면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의 상징적 제품 총 80억 유로(약 12조원) 상당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추가 관세율은 품목별로 10∼50%에 달한다.

내달 13일부터 적용되는 2단계 조처는 총 180억 유로(약 28조원) 상당의 '미 공화당 민감품목'이 표적이다. 관세 인상 가능성이 있는 품목으로는 대두를 비롯해 소고기, 가금류 제품 등이 꼽힌다. 구체적인 적용 품목은 EU 회원국의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특히 EU가 예고한 대책은 트럼프 1기 당시 맞대응보다 훨씬 더 광범위해 미국에도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 단일 시장 중 하나인 EU가 미국에 맞서 '전면전'에 나서면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EU는 보복 관세를 즉각 시행하지 않고 4월로 예고해 협상의 문을 열어 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미국 철강 관세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협상에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EU에서 탈퇴한 영국은 우선 신중한 입장이다.
제임스 머리 재무부 부장관은 라디오에서 "(영국이) 보복할 권리를 비축하고 있다. 즉각적인 보복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각국은 앞으로 관세 전쟁의 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자국 사정에 맞는 대응책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할 전망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