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얼죽신은 알면서 얼죽재는 모르시나요?"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3 13:53

수정 2025.03.13 13:53

신축 품귀 현상으로 구축 수요↑...입지 우수 재건축 단지 관심
"얼죽신은 알면서 얼죽재는 모르시나요?"

[파이낸셜뉴스] 올해 주택시장에도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이 나타나며 구축 매매가 늘고 있다. 가격 급상승에 따라 신축 진입이 어려워지는 만큼 입지가 좋은 재건축 구축으로 눈을 돌리는 '얼죽재(얼어 죽어도 재건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1~2024년 서울 아파트 연식 구간별 매매 거래를 분석한 결과 준공 10년 이하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은 4년간 연평균 9.1% 상승했다. 그 다음으로 정비사업 건축 연한에 해당하는 30년 초과 아파트가 연평균 3.7% 오르며 10년 초과 30년 이하 재고 아파트(3.5%)보다 가격 변동 폭이 컸다.

집값 고점기로 꼽히는 2021년보다 2025년의 매매 가격이 더 올라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요가 점차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준공 10년 이하 신축 및 준신축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2021년 22.3%에서 2025년 19.9%로 감소했다.

10년 초과 30년 이하 및 30년 초과는 2022년 64.8%, 2023년 72.8%, 2024년 76.1%를 기록한 이후 2025년(1~2월) 80.1%로 증가세다. 이는 신축 아파트 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으로 높은 현금 보유력이 요구되자 구축으로 수요가 점차 이동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축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가격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6월부터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전기차 화재 대응 시설 구축 등의 의무화가 예고되면서 분양가 상승 압력이 강화되기 때문에 신축 아파트 매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구축 아파트의 경우 신축보다 주거 환경이 쾌적하지 않아 선호가 낮으며 특히 30년 초과 재건축 단지의 경우 사업 완공까지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더뎠다.

하지만 최근에는 준공 30년 초과 아파트들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축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얼죽신 선호가 계속되지만 공급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입지가 우수한 재건축 아파트 즉, 신축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은 단지 위주로 자연스레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당분간 신축과 연동되며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