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항공 CI, 여기서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 살펴보니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4 06:30

수정 2025.03.14 08:13

삼성전자, 스타벅스 CI 제작사 리핀코트
대한항공 태극마크 중심 CI 제작에 3년
대한민국 민속문화 '상모놀이'에서 영감
긴 띠가 태극 문양 만드는 것에 영감 얻어
대한항공 기업 이미지(CI) 디자인을 주도한 리핀코트 직원들이 초안으로 마련한 수백 개의 태극 로고를 살펴보고 있다. 대한항공 유튜브 캡처
대한항공 기업 이미지(CI) 디자인을 주도한 리핀코트 직원들이 초안으로 마련한 수백 개의 태극 로고를 살펴보고 있다. 대한항공 유튜브 캡처
대한항공이 발표한 신규 기업 이미지(CI).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발표한 신규 기업 이미지(CI). 대한항공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의 새로운 기업 이미지(CI) 공개를 앞두고 저희가 디자인한 태극마크만 해도 수백 가지나 됩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41년 만의 CI 교체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CI 디자인을 주도한 단 바스콘셀로스 리핀코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우리는 태극에서 시작했다"며 "우리가 태극에 독창성을 더하고 세련되게 만든 방법은 사실 '덜어내기'였다"고 밝혔다. 리핀코트는 삼성전자, 스타벅스, 스탠다드차타드, 델타 등 글로벌 기업들의 CI를 제작한 브랜드 전략 및 디자인 회사다.

그가 생각하는 대한항공은 이미 대한항공이 성공한데다 상징성이 있는 항공사였다.

현대적이면서도 우아함을 유지하고,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간결히 전달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바스콘셀로스 디렉터는 "태극을 관찰하다 발견한 흥미로운 점은 태극의 안쪽과 바깥쪽에 아주 아름다운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라며 "저희가 디자인한 태극마크만 해도 수백 가지가 되고, 결국 복잡한 부분은 덜어내고 강렬한 에너지와 우아함을 보여주는 태극이 최종적으로 채택됐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최종 선택을 받은 태극은 한국 민속문화인 상모놀이에서 영감을 받았다. 바스콘셀로스 디렉터는 "상모꾼의 의상에는 길게 늘어진 아름다운 띠가 포함돼 있는 점에서 착안했다"라며 "이 기다린 띠가 태극의 문양을 만들면 어떨까, 그 특유의 움직임과 우아함, 그리고 에너지를 가져오면 어떨까를 생각했다"고 태극 탄생의 비화를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열린 '라이징 나이트' 행사에서 새 CI를 공개하며 태극 문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디자이너가 처음 제안한 시안에는 태극 문양이 빠져있었다"라며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해 다시 디자인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태극 무늬가 있는 시안을 다시 받고 수정하기 까지 3년이 추가로 소요됐다. 정체성을 살리기 위한 인내의 시간이었다. 조 회장은 "태극의 색상을 일부 변경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지만, 핵심적인 태극 문양 자체는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CI와 더불어 항공기 도장(리버리)도 화제다. 대한항공은 고유의 하늘색 계열 색상을 유지하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부각을 위해 메탈릭 효과를 더한 페인트를 개발·적용했다.

바스콘셀로스 디렉터는 "하늘색을 유지하고 동체 전체를 도색하는 방식을 따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느낌을 주기로 결심했다"며 "메탈릭 블루 특수 페인트를 개발해 보다 현대적이고 대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개발된 대한항공의 폰트도 고심을 거듭해 탄생했다. 대한항공은 13개 언어를 지원하는 만큼, 단순하면서도 한국을 대표할 독창적인 폰트를 원했다.

얀 반 베제마일 리핀코트 디자인 디렉터는 "태극과 폰트 디자인의 디테일이 반영되도록 달튼 마그마와 협업을 통해 유럽 문화권 폰트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조원태 회장은 영상을 마무리하며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가 되는 것은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 대한항공이 꼭 가야 할 길"이라며 "그간 성원과 신뢰를 보내주신 여러분 모두와 함께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하늘길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새 기업 이미지(CI)를 적용한 항공기 KE703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항공 새 기업 이미지(CI)를 적용한 항공기 KE703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