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공개적 항의·비난 멈춰
일부는 경제 정책 지원 나서기도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각종 정책에 목소리를 냈던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파격적인 관세 및 안보 행보에도 불구하고 침묵하고 있다. 경영자들은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및 규제 완화를 기대할 만하고, 괜히 나섰다가 정치적인 표적이 되기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경제 정책 지원 나서기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예일대학교 '예일 CEO 코커스'에 모인 경영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해당 행사는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해마다 주최하는 비공개 행사다. 행사에는 금융사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을 비롯한 유명 CEO들이 다수 참여한다고 알려졌다.
행사를 주최한 제프리 소넨필드 예일 경영대학원 교수는 행사에서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혐오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한 CEO들 대부분은 같은 날 트럼프가 참석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 행사로 자리를 옮겼다. 트럼프는 미국 대기업 CEO 협의체인 BRT 모임에 등장해 CEO들의 질문을 받았다. CEO들은 트럼프에게 항의하지 않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약 160명이 참석한 예일대 행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4%는 증시가 지금보다 20% 더 추락하면 트럼프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겠다고 밝혔다. 22%의 응답자는 30% 더 떨어지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답했다.
일부 CEO들은 트럼프를 공개 비난하지 않는 이유를 두고 그의 관세 위협이 단기적인 협상 카드로 머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CEO들은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비난하면 정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비공식적인 표현이 낫다고 주장했다.
아예 트럼프 지원에 나선 CEO도 있다.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은 이날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이는 세계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금융사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먼 CEO도 "대통령이 관세를 통해 무엇을 하려는 지 이해한다"면서 다만 확실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CEO들은 공개 비난을 강행했다. JP모건체이스의 다이먼은 이날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은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미국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CEO도 "현재의 환경이 1930년대 독일과 유사하다"며 "당시 독일은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올렸고, 독일은 민족주의가 발호, 결국 군사주의 국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트럼프가 무차별 관세 폭탄을 퍼붓고 있어 시장의 변동성만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