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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75%p 인하로 올해 성장률 0.17%p 높일 것"[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3 18:12

수정 2025.03.13 18:12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심리개선 경기부양 효과 줄어
지난해 10월 이후 세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0.75%p 인하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0.17%p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심리 개선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는 과거에 비해 제한적인 가운데 경기 부양 측면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의 여지가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13일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 이후의 기준금리 75bp(1bp=0.01%p) 인하의 효과를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2025년과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0.17%p, 0.26%p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성장 제고 효과를 파급경로별로 살펴보면 우선 장기금리의 경우 금리인하 기대가 일찍부터 선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인상기 중 기준금리 인상폭(3.00%p)이 컸고, 고점(3.50%)에서의 지속기간(20개월)도 길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 주요국의 통화정책 피벗 기대 등으로 글로벌 금리가 2023년 11월 이후 상당 폭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장기금리 하락에 최근 긴축 정도는 축소된 상태다. 이날 한은은 새롭게 산출한 금융상황지수(FCI-G)를 소개하면서 "지수로 보면 2023년 10월 이후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한 장기금리 하락 등 영향으로 긴축 정도가 축소됐으며, 최근 금융상황은 대체로 중립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기준금리 하락의 심리 개선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약된 상태다. 소비심리가 단기적으로 크게 위축된 상황인 만큼 지난달 금리 인하는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될 경우 심리개선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는 과거 인하기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중립적인 금융상황에도 기준금리 인하 여력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지수 기준으로는 금융 상황이 이미 중립적이지만 현재 금리는 중립금리로 추정되는 범위의 상단에 있거나 중립금리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금융상황지수뿐만 아니라 중립금리와 기조적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데 중립금리 상황이나 경기 부양 등의 측면에서 아직은 금리 인하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미중 간 무역갈등이 격화된다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원화 가치가 달러화뿐만 아니라 위안화 가치 변동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 점을 고려한 분석이다.
한은은 또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아시아지역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국내 외국인증권투자 자금의 유출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미중 간 금융시장 차별화 진행 상황과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 및 환율 움직임에 대해 계속 유의하며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미국과 중국 금융시장 지표는 양국 간 경제 펀더멘털 격차 및 이에 따른 통화정책 기조 차이 등으로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차별화 정도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