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지난 1월 임시 주총에 이어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 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임시 주총에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될 지 여부다. 최 회장 측은 MBK·영풍의 이사회 장악을 막기 위해 이사 수를 19명으로 제한하는 안건도 재추진한다.
고려아연은 1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총 개최 일시와 안건을 확정했다며 이같이 공시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사 수 상한(19명), 사외이사 이사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안건을 재차 상정하기로 했다. 해당 안건들은 지난 1월 임시 주총에서 통과했으나 이후 이달 7일 MBK·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효력이 정지됐다.
고려아연은 "이사 수 상한은 과도한 이사 수에 따른 이사회 운영의 비효율성과 불안정성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라며 "MBK·영풍 제안대로 17명의 추가 이사가 선임되면 이사회 규모가 최대 30명에 육박해 지나치게 비대해진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설정 안건도 상정한다. 이에 대해선 "감사위원 중 2명 이상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함으로써 감사의 독립성 강화와 밸류업 기조에 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총에서 신규 이사 선임 투표는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선출하는 이사 수 만큼의 투표권을 부여하며, 특정 후보에 몰아서 투표할 수 있다.
이사 수 상한 안건이 통과할 경우엔 집중투표제로 총 8명의 이사를 선임한다. 이사 수 상한이 부결될 경우 고려아연 측 주장대로 12명을 선임할지, MBK·영풍 제안대로 17명을 선임할지 표 대결에 들어간다. 고려아연은 이사 수 상한 안건이 통과할 경우 5명, 부결될 경우 8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 임시 주총에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25.4%에 해당하는 영풍 의결권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영풍과 고려아연 간 순환 출자 고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최 회장 측은 1월 임시주총을 앞두고 보유하고 있던 영풍 주식을 호주에 있는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넘겨 순환 출자 고리를 형성한 바 있다. 이후 법원이 SMC는 주식회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영풍의 의결권을 회복시키자 SMC의 영풍 주식을 자회사 SMH로 다시 넘겼다.
영풍은 7일 가처분 판결 이후 고려아연 주식을 유한회사인 와이피씨(YPC)에 현물 출자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고려아연은 와이피씨에 대한 현물 출자는 이번 주총 명부 폐쇄 이후라 효력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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