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행정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EU가 미국산 위스키에 가혹한 50%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있다"며 "이 관세가 즉시 철회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곧 프랑스를 포함한 EU 회원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와인·샴페인·주류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EU는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악랄한 세금 및 관세 부과 기관 중 하나로, 오직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이 조치는 미국의 와인 및 샴페인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 세계가 우리를 벗겨먹고 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EU는 미국과 기꺼이 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폰데어라이엔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관세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항상 우리 이익을 방어하는 동시에 협상에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은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미국 측 카운터파트와 연락을 취했으며 14일에 전화 통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2일부터 모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시행하자 EU는 보복 관세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다음 달 1일부터는 미국산 배(boat)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 위스키 등 80억 유로(약 13조 원) 규모 미국산 상품에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미국이 EU산 주류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면 유럽의 주류 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023년 기준 EU의 통계당국인 유로스탯은 EU산 와인과 주류의 약 31%가 미국에 수출된다고 집계했다. 로이터는 페르노리카 같은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주류업계는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유럽의 주류산업을 대표하는 무역단체 스피리츠유럽은 "이 보복의 악순환은 지금 당장 끝나야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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