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헌재 앞 돗자리 펴고 '무단 점거'…도로·가로수엔 유인물 '덕지덕지'

뉴스1

입력 2025.03.14 05:30

수정 2025.03.14 05:30

13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인도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돗자리를 깔고 농성 중이다. 2025.03.13/ⓒ 뉴스1 권진영 기자
13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인도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돗자리를 깔고 농성 중이다. 2025.03.13/ⓒ 뉴스1 권진영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고 있다.(공동취재) 2025.1.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고 있다.(공동취재) 2025.1.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3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가로수에 각종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유인물과 헌법 재판관을 욕하는 피켓 등이 붙어 있다. 도로에도 탄핵 반대 관련 게시글을 홍보하는 스티커가 깔려 있다. 2025.03.13/ⓒ 뉴스1 권진영 기자
13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가로수에 각종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유인물과 헌법 재판관을 욕하는 피켓 등이 붙어 있다. 도로에도 탄핵 반대 관련 게시글을 홍보하는 스티커가 깔려 있다. 2025.03.13/ⓒ 뉴스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박혜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각하와 기각을 요구하는 시위자들이 연일 헌재 앞으로 모여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위자들은 정문 근처에 돗자리를 펴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무단 점거다.

지난 13일 뉴스1이 찾은 서울시 종로구 헌재 앞에는 당일 오전 9시 30분 기준 탄핵 반대 시위자 15명 정도가 돗자리 농성 중이었으나 오후 3시 40분쯤에는 약 50명까지 인원이 늘었다.

이들이 '돗자리 농성'을 벌이고 있는 곳은 헌재 정문 입구 부근으로, 헌재 측에 장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 위치다. 그러나 헌재 관계자는 "시위자들에게 정문 앞 인도 사용을 허가해 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무단 점거·미신고 집회가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정작 경찰이 나서서 통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기동대 경찰 A 씨는 "(헌재) 허가를 받았냐고 물으면 받았다고 답하지만 일일이 확인이 안 된다"며 "경찰이 무력으로 밀어내기는 힘들다. 그 과정에 사람들이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에도 법원을 점거한 시위자들을 통제하려다가 다칠 뻔했다고 현장의 고충을 토로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법원으로부터 100m 이내 장소에서는 집회 및 시위가 금지된다.

돗자리 농성으로 공간이 좁아지자 사전에 헌재 앞 기자회견을 계획했던 시민단체들은 할 수 없이 장소를 옮기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헌재 앞 탄핵 반대 지지자들이 사실상 다른 진영의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이날 헌재 앞에서 오후 1시 30분에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결국 안국역 4번 출구 인근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승훈 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너무 시끄러워서 장소를 옮겼다. 위협적이거나 충돌 소지도 많이 우려되고 보시다시피 이쪽하고 저쪽에서 극우 세력들이 방해 및 혐오 발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채완 비상행동 공동상황실장 역시 "헌재 앞 모든 인도를 보수단체들이 위협적으로 계속 (자리 잡고) 있어 단식하고 있는 의장들이 공격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상행동 측이 헌재에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동안 탄핵 반대 지지자들이 근처에서 "빨갱이는 물러가라!"라고 외치거나 사이렌으로 소음을 냈다.

또한 한복 관광 코스로 이어지는 헌재 앞 도로와 가로수에는 탄핵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유인물과 스티커, 피켓이 덕지덕지 붙었다.

일부 가로수에는 테이프나 밧줄 등이 칭칭 감겨 있고 헌재 재판관의 실명과 "X판" 등이 적힌 모욕성 피켓이 걸려 있다.
도로를 따라 붙인 광고 스티커에는 탄핵 반대 관련 콘텐츠로 이어지는 큐알코드가 찍혀 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매번 순찰하고 현장 확인을 하고 있지만 철거하려 해도 현장 반발이 너무 심하다"며 "철거원 분들에게 안전상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로수에 붙은 스티커, 피켓 등을 옥외광고물로 본다면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제거하거나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은 맞다"라면서도 "누가 붙였는지 모르니 (확인 및 대응이)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