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코렌텍(104540)이 우성제약을 약 2년 만에 신라젠(215600)에 매각한다. 코렌텍이 재무상황 개선을 위해 연 매출 80억 원·순이익 12억 원 수준을 기록하는 우성제약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렌텍은 전날 신라젠에 우성제약 주식 288만 주를 125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우성제약 지분 80%를 현금 90억 원과 신라젠 전환사채(CB) 10억 원에 매각한다.
앞서 코렌텍은 지난 2023년 5월 우성제약을 72억 원에 인수했다.
업계는 코렌텍이 재무환경 개선 등을 위해 안정적으로 실적을 확보하는 구조를 갖춘 우성제약을 처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렌텍은 최근 몇 년 동안 해외 진출과 신사업 확대를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자금 마련을 위해 8·9회차 CB를 각각 150억 원과 200억 원 규모로 발행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전해진다.
CB는 주식 전환 옵션이 있는 채권이다. 주가가 전환가액 이하로 하락할 시 채권자가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기업에는 자금 유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렌텍의 CB 전환가액은 초기 8900원에서 623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자금 압박이 현실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분기 말 코렌텍 현금보유액은 약 112억 원이다. 잔여 CB 상환 부담은 300억 원을 넘어섰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이 악화되며 재무구조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업인 인공관절 제조 사업의 성장 둔화 등이 코렌텍의 자금 압박을 가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렌텍은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듬해부터 의료기기 시장의 경쟁 심화, 연구개발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국제 정세 불안 등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 등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다.
코렌텍은 해외 시장에서도 난항을 겪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했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와 자국 제품 우선 정책으로 수익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현지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손실로 인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코렌텍은 불필요한 자산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인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우성제약의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코렌텍은 이번 매각 자금을 바탕으로 급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본업에 집중할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성제약은 코렌텍이 인수한 후 안정적이고 꾸준한 매출 증가를 보여 '알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력 제품인 수액제는 국내 대형병원과 안정적인 거래를 유지해 왔고, 지속해서 수익을 창출한다.
우성제약은 의료사태가 지속 중인 상황에서 매출이 두 배가량 늘어났다. 의정갈등이 해결될 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수 주체인 신라젠은 우성제약 인수를 통해 즉각 매출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신약 파이프라인의 국내 판로 구축과 관련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젠은 연구개발(R&D) 역량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렌텍이 재무적 부담 해소를 위해 알짜 기업을 매각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아쉬운 결정이지만, 선택과 집중을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라면서 "신라젠 입장에서는 즉시 현금 창출이 가능한 우성제약을 확보하게 돼 긍정적인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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