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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암스테르담' 될까?…도로 다이어트·50만원 지원하는 이곳

뉴스1

입력 2025.03.14 07:03

수정 2025.03.14 07:03

서용식 제주도청 15분 도시과 주무관이 13일 오전 공유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청에 출근하고 있다. 2025.3.14/뉴스1
서용식 제주도청 15분 도시과 주무관이 13일 오전 공유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청에 출근하고 있다. 2025.3.14/뉴스1


제주도 공직자 대상 '전기자전거 출퇴근 시범사업' 발대식이 열린 24일 오전 오영훈 도지사가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청에 출근하고 있다.2025.2.24/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도 공직자 대상 '전기자전거 출퇴근 시범사업' 발대식이 열린 24일 오전 오영훈 도지사가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청에 출근하고 있다.2025.2.24/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27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해안도로에서 싱가포르 '샹그릴라 사이클링 투어(SCT)' 동호회가 자전거 일주를 하고 있다. 2024.3.27/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27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해안도로에서 싱가포르 '샹그릴라 사이클링 투어(SCT)' 동호회가 자전거 일주를 하고 있다. 2024.3.27/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서용식 제주도청 15분 도시과 주무관은 지난달부터 눈비가 오거나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 아니라면 일주일에 3~4일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한다. 제주시 노형동 자택에서 제주도청까지는 약 2.5㎞ 거리라 도로가 꽉 막히는 출퇴근 시간에도 '10분'이면 사무실 책상에, 거실 소파에 앉을 수 있다.

특히 도가 공유 전기자전거 ‘지쿠’를 운영하는 지바이크와 맺은 협약으로 출퇴근 시 자전거 이용요금도 지원받고 있다. 교통체증과 주차 문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덜고, 교통비를 아끼면서 건강까지 챙기는 '일석삼조'인 셈이다.

서 주무관은 "전기자전거다 보니 오르막을 오를 때도 그리 힘들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운동도 돼 상쾌하다"며 "이사를 온 지 얼마 안 돼 자전거를 타게 됐는데 오가며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이제야 우리 동네 같다는 정도 생긴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025년을 '자전거 타기 좋은 제주 조성 원년'으로 선언했다. 차량 중심의 교통 체계를 '사람 중심'으로 바꾼다는 게 목표다.

서 주무관이 참여하는 공직자 전기자전거 출퇴근 시범사업도 그 일환이다. 도청과 도의회, 도교육청에서 200여 명의 공무원들이 자가용을 대신해 매일같이 자전거에 오르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지난달 24일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청에 출근했다. 오 지사는 "두 바퀴로 더 푸른 제주를 만들기 위한 출발이 이뤄졌다”며 "탄소중립 2035를 실현하기 위해 전기자전거를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2027년까지 자전거전용도로를 22.8㎞(2021년 기준)에서 91.2㎞로 대폭 늘리고, 자전거 교통 분담률도 현재 0.43%에서 2027년까지 3%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의 암스테르담 될까…도로 다이어트하고 50만원 지원까지

제주의 목표는 '자전거 천국'이라 불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프랑스 파리다. 두 도시의 자전거 분담률은 각각 50%, 30%에 달한다.

파리는 코로나19 이후 자전거 도로와 차 없는 거리 조성 등 강력한 도시 재구조화 정책으로 자전거 이용률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30년간 자동차 정책을 추진한 암스테르담은 자가용 이용을 불편하게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도로의 차량 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했고, 주차공간 제한, 높은 주차비 정책도 병행 중이다.

제주 역시 도로 폭을 줄여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도로 다이어트’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인 연삼로(신광사거리~도련초교 9.2㎞)와 연북로(노형초교~도련초교 11.2㎞) 구간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확충하기 위해 올해 용역을 통해 최적 노선을 선정한다.

'벚꽃길'로 유명한 전농로도 탈바꿈한다. 약 1㎞ 구간을 15분도시 생활권 자전거도로로 만들기 위해 올해 지중화공사를 추진한 뒤 내년 도로공사를 본격 추진한다. 도시계획도로는 2028년까지 17개 노선 33.5㎞의 자전거도로가 병행 구축되도록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도민 실천이 필수적인 만큼 전기자전거의 가격 장벽도 낮췄다. 도는 2023년부터 전기자전거를 구매하는 도민들에게 최대 30~5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1인당 최대 50만원을 지원한다. 200명을 선정하는 사업에 도민 595명이 몰리면서 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6월3일 세계 자전거의 날을 앞두고는 전국 자전거 동호회를 제주로 불러 모은다.
제주종합경기장을 중심으로 연삼로, 환상자전거길 등 주요 도로에서 전국단위 자전거 활성화 행사를 개최한다.

이지훈 도 사이클연맹 전무는 "제주는 자전거도로가 원활하지 않아 자전거 이용률이 낮고, 보행자가 인도처럼 사용하기도 하는데 도의 적극적인 자전거 활성화 정책에 기대가 있다"며 "연맹도 도청과 협력해 자전거 대회를 공동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특히 제주는 경사로가 타 지역에 비해 많아 일반 자전거보다 전기 자전거의 이점을 더욱 누릴 수 있는 곳"이라며 "라이더들은 헬맷 착용과 안전속도를 준수하고, 운전자들은 자전거를 보호하는 배려 문화도 우선돼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