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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미등기이사' 이재용…최태원·정의선 이사회 활동과 '대조'

뉴시스

입력 2025.03.14 08:00

수정 2025.03.14 08:00

이재용, 올해 주총서도 '등기이사 복귀' 불발 최태원, 2015년 사면 후 2016년 이사회 복귀 정의선·구광모 등 이사회 의장도…출석률 '100%'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왼쪽 두번째부터)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등 기업인들과 인사나누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1.0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왼쪽 두번째부터)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등 기업인들과 인사나누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1.0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19일 열리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주총 전 이사회에서 다뤄지지 않으며 올해도 불발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 임원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일제히 등기이사로 이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중 정 회장과 구 회장은 이사회 출석률이 100%일 정도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 등 올해 안건들을 처리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신임 이사진으로 반도체 전문가 3명을 보강한다. 사내이사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외이사로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임명한다.

지난달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용 회장은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복귀 시점이 또 다시 미뤄졌다.

하지만 이 회장과 달리 이사회 활동에 적극 나서는 총수들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최태원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 횡령죄로 징역형이 확정된 후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났다.

하지만 2015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진 뒤 최 회장은 이듬해인 2016년 3월 사내이사로 다시 복귀했다.

당시 SK㈜는 "최 회장은 다양한 사업경험과 지식,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경영환경에서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 회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공시된 SK㈜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이사회는 총 9차례 열렸다.

이중 최 회장은 두 차례 불참에 그쳐, 71% 출석률을 보였다.

이 7차례 출석에서 최 회장은 대부분 안건에 찬성했지만 4차 회의에서는 '2024년 SK㈜ 경영 계획 및 KPI(핵심성과지표)' 안건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룹 리밸런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하는데 KPI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안건은 이사회에서 결국 부결됐고, 다음 이사회 회의에서 통과됐다. 최 회장을 중심으로 단순 거수기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이사회 경영을 보여준 대표 사례였다.

정의선 회장은 이사회 출석률 '100%'로 이사회 총수 경영의 또 다른 모범사례로 통한다.

지난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4차례 정기 회의와 7차례 임시 회의 등 지난해 총 11차례 열린 이사회 회의에 정 회장은 모두 참석했다. 이렇게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정 회장의 리드 아래 순차적으로 가결됐다.

구광모 회장도 이사회 출석률이 '100%'로 이사회 경영에 열심이다.

지난해 ㈜LG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4차례 이사회 회의에 모두 참석했고, 사내이사는 의결권이 제한되는 '집행임원 성과인센티브 지급 승인의 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이사회 경영에 충실했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총수가 등기이사를 맡지 않으면 경영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들린다.

미등기임원은 일반적으로 등기임원과 달리 법적 부분에서 자유로운 만큼 등기이사가 돼 '책임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이 회장이 삼성전자 등기 임원으로 복귀해 책임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정례회의에 앞서 "내부에 많은 사람들이 회장께서 (경영) 전면에 나서 지휘해 주길 요구하는데 그런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반면 총수가 이사회에 참석하면 이사들이 제대로 반대 목소리를 못내 오히려 이사회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4대 그룹은 회사 상황에 따라 총수가 이사회 의장을 맡기도 하고,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고, 2020년 2월에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해 왔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김한조 사외이사다. SK㈜도 염재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총수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도 나름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데, 현대차 측은 "회장으로서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및 경영 환경에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LG 역시 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LG 측은 "대표이사로서 이사회를 효율적이고 책임있게 운영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경영 감독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며 "등기이사나 이사회 의장을 맡느냐 안맡느냐 연연하기보다 기업 실정에 맞는 방식으로 책임경영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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