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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인줄 알았는데"…전남 첫 구제역, 한우농가 비상

뉴시스

입력 2025.03.14 12:47

수정 2025.03.14 14:31

국내 구제역 발생 1년 10개월 만에…전남 첫 발생 "소 먹이 안 먹고 콧물·침 흘려" 소 방역·살처분 인근 농가도 부랴부랴 백신 "긴급생계 지원 필요"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남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남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영암=뉴시스]김혜인 기자 = "우리 지역은 구제역은 발생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믿기지 않네요."

14일 오전 전남 영암군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된 소 사육 농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 구제역은 국내에서 지난 2023년 5월 발생한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전남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인 데다, 지역에서 소 사육두수가 두 번째로 많은 영암에서 검출되면서 충격은 더욱 컸다.

200마리 가까운 소를 사육하는 해당 농장은 지난해 10월 관련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다음 달 정기 접종을 앞두고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 바이러스 검출 농장 출입로에는 "구제역 차단 방역 조치로 사람·차량 출입을 금지한다"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방호복을 입은 방역 당국 관계자들은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면서 농장 주변에 소독약을 수시로 뿌렸다.

농장 입구에는 컨테이너 방역 초소도 세워지고 있었다.

방역 당국은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농장을 오가는 화물 차량의 바퀴를 꼼꼼히 소독했다.

안쪽에서는 농장에서 사육하던 소들의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었다.

멀리서 살처분 과정을 지켜보던 농장 관계자 A씨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웠다. 애지중지 키워온 소들을 한순간에 잃은 상실감에 고개를 떨궜다.

그는 소들이 며칠 전부터 시름 시름 앓더니 구제역에 확진됐다고 전했다.

농장 관계자 A씨는 "며칠 전부터 소가 먹이를 먹는 속도가 느려지더니, 확진 1~2일 전부터 콧물과 침을 흘렸다"며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토로했다.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남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농장을 통제한 뒤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남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농장을 통제한 뒤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전남 첫 바이러스 검출로 인근 농가들도 밤잠을 설쳤다.

소 66마리를 키우는 인근 농장주 B(78)씨도 구제역 소식을 듣고 면사무소에서 백신을 받아 트랙터를 타고 부랴부랴 농장으로 향했다.

B씨는 "소 사료가 떨어졌는데, 이동 제한으로 사료 공급 차량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난감해 했다.

축사 농가에 대한 긴급 생계 지원도 피력했다.

한지용 영암한우협회회장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확산한다면 소 개량 농가나 암소 농장의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피해 보상은 전국 평균 시세로 산정하는데 최근 소 값이 떨어지면서 투자 대비 적은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며 "지역 소 농가가 많은 만큼 긴급 생계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우시장도 구제역 발생과 가축 이동 중단 명령에 따라 운영을 잠정 중단할 전망이다.

영암 지역 소·돼지·염소·사슴 농가 1372곳은 가축 16만4452마리를 키우고 있다.


영암군은 구제역 발생 지역 3㎞일대 농가 가축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한다.
가축 이동 제한 명령도 내렸다.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 인근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가 농장 출입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 인근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가 농장 출입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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