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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없으면 매대 절반 비어"…미중 관세전쟁에 월마트 등터진다

뉴스1

입력 2025.03.14 13:06

수정 2025.03.14 13:06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최근 중국 납품업체에 공급가 인하를 요구하자 중국 당국이 회사를 불러 즉시 경고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로 양국 간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개별 기업으로의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월마트가 중국 당국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4일 논평 기사를 통해 "세계 최대의 소매 기업인 월마트에 있어 중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자 공급망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라며 "20년 이상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해온 월마트를 비롯해 샘스클럽은 100개 이상 도시에서 3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해왔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중국 시장 매출 성장률은 미국 시장을 상회했고 월마트의 글로벌 비스니스에 사용되는 제품 약 60%가 중국 업체로부터 납품받고 있다"며 "중국 업체가 없었다면 월마트 진열대 절반 이상이 비어있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월마트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있고, 월마트는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 조치의 직접적 피해자가 됐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면 경제 원칙에 위배되는 고율 관세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마트가 관세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을 상쇄하기 위해 중국 납품업체에 공급가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 상무부 등 관계 부처는 월마트를 불러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월마트를 중국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한 '모범생'으로 평가했다. 인민일보는 지난달 "월마트의 3분기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며 "개성화된 소비와 다변화 속에서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에서 통하지 않으며 중국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외자기업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월마트는 지난해까지 까르푸 등 외국계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중국 점포를 축소하며 주춤했으나 계열사인 창고형 할인매장 샘스마트의 매출 상승으로 중국 시장에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관세전쟁발 악재에 노출된 것이다. 3월 15일 방송 예정인 CCTV의 '소비자의 날' 프로그램에 월마트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과거에도 우리 기업 롯데가 한반도 사드 배치 등 '정치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었다.

분위기는 차츰 올라오고 있다.
관찰자망은 최근 보도에서 "광시성 난닝의 월마트 매장에서 생산일자가 2023년 4월인 치킨텐더가 발견됐다"며 "해당 제품의 유통 기한은 1년인데 이 기한을 거의 1년을 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샘스마트에서도 변질된 것으로 의심되는 우유가 유통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도 "중국 기업은 미국 관세의 장난감이 되진 않을 것", "중국에서 월마트는 완전히 대체될 수 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