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다올자산운용은 미국 철도공사 암트랙에 강제 수용된 워싱턴 D.C. 중앙기차역 ‘유니언스테이션’의 사용권 협상에서 5억500만달러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합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암트랙과 소송을 종료하고 투자원금 4억3000만달러 회수는 물론 7500만달러의 추가수익도 확보했다. 다올자산운용은 미국 현지 운용사 렉스마크와 지난 2018년 유니언스테이션의 사용권을 담보로 한 1억달러의 중순위 대출 채권에 투자했다. 당시 유니언스테이션의 감정평가액은 약 10억달러였으며, 선순위 대출은 3억3000만달러로 담보인정비율(LTV) 43%에 해당하는 안전한 대출채권 투자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기차역 운영이 중단되면서 역사 내 112개의 상가들이 문을 닫게 됐고, 2021년초부터는 채무불이행 상태가 지속됐다.
2021년 12월 선순위 담보권자인 미국 웰스파고 은행이 부동산 투자회사 SL Green을 통해 담보권을 실행하며 중순위 투자금 1억달러가 전손 될 위기에 처하자 다올자산운용은 2022년 1월 3억3000만달러를 추가 출자해 선순위 대출채권을 매입하고, 2개월 뒤인 3월 담보권 실행을 통해 유니언스테이션의 소유주가 됐다.
하지만 이후 기차역의 임차인인 암트랙이 유니언스테이션에 대한 수용권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산가격이 급락하자 암트랙은 낮은 가격에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강제 수용권을 발동했고, 다올자산운용의 투자원금인 4억3000만달러보다 낮은 2억5000만달러를 공탁금으로 제시했다.
다올자산운용과 현지 운용사 렉스마크는 지난 3년간 5건의 소송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합의를 통해 소송을 종료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국내 기관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채무불이행된 대출채권의 원금 및 추가이익 회수는 아주 드문 사례다.
투자금 회수를 위한 불확실성은 대부분 제거됐으나 아직 유니언스테이션의 원소유자이자 차주였던 아쉬케나지사와 소송이 1~2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언스테이션에 대한 사용권 이전 및 협상 권한이 다올자산운용에 있다는 법원의 결정이 있었으나 최종 판결까지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다올자산운용은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운용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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