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라이 대만총통 '中침투 위협' 발표는 미중 정상회담 겨냥한것"

연합뉴스

입력 2025.03.14 15:32

수정 2025.03.14 15:32

대만전문가 "대만해협 험한 상황 부각 의도"…야당·중국 등은 비난
"라이 대만총통 '中침투 위협' 발표는 미중 정상회담 겨냥한것"
대만전문가 "대만해협 험한 상황 부각 의도"…야당·중국 등은 비난

13일 중국 위협 대책 발표하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출처=연합뉴스)
13일 중국 위협 대책 발표하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출처=연합뉴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 13일 발표한 중국의 침투 위협 관련 대책은 올해 상반기 미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 대만 전문가는 14일 대만 매체 연합보와 인터뷰에서 라이 총통의 전날 관련 대책 발표가 표면적으로는 중국의 대만 침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아니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대만해협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과 불확실성이 커지자 라이 총통이 이번 발표를 통해 대만해협의 험악한 상황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라이 총통은 해당 발표를 통해 중국의 대만 합병에 대한 의지가 과거보다 더욱 높다는 점과 함께 미국 측에 대만해협의 정세를 더 중시해 줄 것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라이 총통의 발표에 대해 "대만 문제가 의제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은 최근 관세 전쟁을 벌이며 갈등을 빚고 있지만 동시에 정상회담 추진 작업도 물밑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이 오는 6월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르면 다음 달 중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라이 총통은 전날 국가 안보 고위급 회의를 개최한 뒤 중국 세력이 군과 사회 각계에 침투해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군대 내 이적 행위 처벌과 관광·문화 교류 관리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이미 대만의 반(反) 침투법이 정의하는 '해외 적대 세력'이 됐다"면서 "국제 사회에서 대만의 소멸과 대만 주권의 왜소화를 기도하는 중국의 야심에 반격하는 행동 계획을 요청한다"라고도 했다.

라이 총통의 이번 발표에 대해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당은 "라이 총통이 국가안보 수호를 말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모호한 법 집행 공간을 이용해 정적을 탄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당 부총통 후보로 나선 자오사오캉 전 중국라디오방송공사 사장도 라이 총통은 대만의 안보와 민주에 관해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도 전날 라이 총통의 중국 관련 발언에 대해 "대만 독립에 대해 고집스럽고 도발적 입장을 재차 드러낸 것"이라며 "대만해협 평화의 파괴자"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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