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내 상장사의 2025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이번 주 본격 개막한다. 주요 기업들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이와 맞물려 개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어디까지 커질지도 이목이 쏠린다.
또한 일부 기업은 총수가 이사진에 복귀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일부 기업 주주총회에선 치열한 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주총에 쏠리는 눈…경영권 어디로
올해 주요 상장사 주총은 이번 주부터 시작해 3월 마지막 주에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일, 현대차와 포스코홀딩스는 20일, LG전자는 25일, ㈜LG, SK(주)는 26일, SK하이닉스는 27일 주총을 예고했다.
국내 대부분 상장사는 12월 결산 법인이기에 보통 3월 중 주총을 개최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주총 일정을 발표한 699개 상장사(11일 오후 3시 기준) 중 65.3%에 달하는 457개 상장사가 3월 마지막 주에 주총을 개최한다.
올해 예정된 주총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곳은 고려아연이다. 28일 예정된 고려아연 주총에서는 이사 수 상한 설정 등이 상정돼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MBK·영풍 연합이 최윤범 회장보다 많아 이사진을 장악할 수 있지만 집중투표제가 변수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에게 선출하는 이사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낮더라도 몰아주기를 통해 원하는 이사를 선임하는 것이 가능하다.
당초 표 대결이 예상됐던 티웨이항공 주총은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경영권 분쟁이 종식됐다.
삼성전자, 실적 반등 묘수 내놓나…LG전자 올해도 '열린 주총'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전자 주총에선 실적 개선 방안이 주요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로봇, 메드텍, 차세대 반도체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가겠다는 의지를 주주통신문에서 전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 경쟁력 회복 방안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새 사외이사로 반도체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사내이사로는 전영현 DS 부문장과 송재혁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선임 안건을 주총에서 승인받을 예정이다.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보강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또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 환원 정책 발표에도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최근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주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현대차 ICT담당 진은숙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세울 예정이다.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 선임이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과 자본시장 전문가인 김수이 전 CPPIB 글로벌 PE 대표, 벤자민 탄 전 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현대차는 또 수소 관련 사업의 확장 가능성도 고려해 사업목적에 '수소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도 추가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4년 기말 배당금을 주당 6000원으로 결정, 2024년 연간 배당은 역대 최대 수준인 주당 1만2000원으로 정했다.
LG전자는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열린 주총으로 추진한다. 주요 경영진이 직접 사업 전략 등을 공유하는 등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LG 부회장인 권봉석 기타 비상무이사와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 교수인 류충렬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각각 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또한 인적자원관리 전문가인 강성춘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임명을 추진할 예정이다.
26일 SK㈜ 주총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에 재선임된다.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다. 또한 27일 예정된 SK하이닉스 주총에선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한명진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의 기타 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투자전문사 대표를 이사회에 영입하는 것은 반도체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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