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심우정 사퇴" 압박…'탄핵 역풍' 민주, 고발장만 만지작

뉴스1

입력 2025.03.16 07:01

수정 2025.03.16 10:42

심우정 검찰총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석방 후 법원과 검찰 내부에서는 구속취소 결정과 즉시항고 포기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025.3.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심우정 검찰총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 석방 후 법원과 검찰 내부에서는 구속취소 결정과 즉시항고 포기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025.3.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소추 추진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결정 후 즉시항고를 포기한 책임을 물어 탄핵까지 꺼내 들며 압박에 나섰지만 당내에서조차 '줄 탄핵' 역풍 우려 목소리가 크다.

탄핵 외에 심 총장을 압박할 강력한 카드가 없는 민주당은 여론전과 추가 고발만 이어가는 모습이다.

"즉각 사퇴하라"…직권남용·도주원조 혐의 고발로 압박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석방 이후 심 총장을 향해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4당과 함께 심 총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이를 거부할 시 공동으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합의했다.



아울러 야5당은 심 총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심 총장이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반발한 특별수사팀의 즉시 항고 주장을 묵살한 채 항고를 포기하고 석방 지휘를 해 직권남용을 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심 총장은 "적법절차에 따라 소신껏 판단했다"며 "사퇴나 탄핵 사유는 아니다"고 야당의 사퇴 요구에 선을 그었다.

심 총장이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야당에서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심 총장 탄핵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심 총장) 탄핵 사유는 이미 차고 넘친다고 할 수 있다"며 "탄핵에 대해서는 (당내) 전반적인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 석방 이후 매일 열리는 의원 총회에서는 심 총장의 탄핵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연일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심 총장을 상대로 직권남용 혐의와 함께 도주원조 혐의 추가 고발을 검토하며 우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주원조죄는 법률에 따라 구금된 자를 탈취하거나 도주를 도움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판사가 구속 취소 결정을 하고 즉시 항고를 하지 않은 기간은 구속 상태가 법률에 유지되기 때문에 사법적, 행정적 절차 없이 검사는 석방 권한을 갖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심 총장이 윤석열을 석방한 것은 불법 석방"이라고 주장했다.

"중도층이 등 돌린다"…탄핵 추진에는 신중론

이러한 당내 기류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심 총장 탄핵소추안 발의에 여전히 신중하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섣불리 탄핵을 추진하면 계속된 '줄탄핵' 비난으로 역풍이 불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최재해 감사원장과 김건희 여사 수사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이 모두 기각되며 여권 반전 공세의 빌미를 준 점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우상호 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심 총장에) 열 받고 화가 나고 분노하지만 이것이 탄핵할 정도의 중대한 사안이냐는 정무적 판단해야 한다"며 "(탄핵은) 다가올 수 있는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탄핵에 대해 피로감이 있는데 너무 힘 자랑했다가는 중도층이 날아간다"며 "탄핵을 하고 나서 우리에게 어떤 해로움과 이로움이 있는지 판단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도 심 총장 탄핵 추진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진 않고 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가장 큰 염원은 조속한 윤석열 탄핵이기 때문에 일단 헌재의 조속한 인용 선고에 집중하겠다"며 "심 총장 탄핵 등 조치는 적절한 시점에 지도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