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일반고에 진학하려는 학생의 1.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에 가려는 중학생은 평균 월 80만 원에 가까운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자사고에 진학하려는 초·중학생은 사교육비로 월평균 70만 600원을 지출했다. 일반고 희망 학생(41만 9800원)의 약 1.7배다. 외고·국제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월 66만 700원,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월 64만 4700원을 지출해 각각 일반고의 1.6배, 1.5배 수준으로 많았다.
초등학생(66만 6900원)과 중학생(77만 2300원) 모두 자사고 희망 학생이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썼다. 이어 초등학생은 외고·국제고(64만 2000원), 중학생은 과학고(72만 6400원) 희망자의 사교육비가 많았다. 사교육 참여율도 자사고 희망 학생이 93.1%로 가장 높았다.
김문수 의원은 "자사고가 외고나 과학고보다 학원비가 많은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의대 쏠림'과 관련 있을 수 있다"며 "자사고, 외고, 과학고 등이 일반고보다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것은 우리나라 사교육비가 경쟁 비용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는 성적별 사교육비 현황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고등학생의 성적 구간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보면 성적이 좋을수록 사교육비를 많이 썼다. 일반교과 사교육비를 보면 상위 10% 이내 학생이 월평균 61만 97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예체능·취미·교양에 쓰는 사교육비는 정반대였다. 성적 하위 20%(상위 81~100%) 이내 학생이 12만 36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상위 10% 이내 학생은 3만 6100원으로 가장 적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경쟁 비용이자 불안 비용인데 정부는 자사고, 외고를 존치시켜 경쟁 요소를 키웠고 '불쑥 발언'과 조치로 입시 안정성을 흔들었다"며 "수능을 몇 개월 앞두고 모집인원을 크게 변동시키거나 갑자기 발언을 하면 학생과 학부모는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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