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언 땅 녹으면서 안전사고 증가... 건설현장 지반 변화 잘 살펴야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6 18:46

수정 2025.03.16 18:46

고용부, 점검사항·안전수칙 배포
#. 영하로 떨어졌던 기온이 낮에는 영상으로 올랐다. 이날 관로를 매입하기 위한 굴착작업을 하고 있던 근로자 A씨는 굴착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2.4m 아래의 굴착면 바닥으로 내려갔다. 현장의 굴착면을 확인하고 사다리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오려던 중 갑자기 쌓아두었던 토사가 무너지면서 매몰되어 사망했다.

봄철 해빙기를 맞아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면서 고용노동부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많은 사망 사고들이 중소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해빙기 건설현장 안전보건 길잡이'를 배포해 위험 요인별 핵심 점검 사항과 안전 수칙을 알 수 있게 했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봄철은 겨울 동안 멈춰 있던 공사가 재개되는 시기이자 신규 착공 증가로 건설현장이 활발해지면서 사고가 많아지는 계절이다. 실제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계절별 사망사고자는 가을에 이어 봄철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사 규모로 볼 때 120억 미만의 중소 건설현장에서 사고 사망자가 78% 이상 발생했다.

봄철 해빙기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굴착 작업 중 사망사고나 흙막이 지보공 붕괴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부딪힘 및 끼임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기온이 올라 한겨울 꽁꽁 얼어붙었던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지고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면서 "겨울철에는 지표면 사이의 수분이 동결되면서 체적이 증가해 지표면이 부풀어 올랐다가, 해빙기가 되면 녹으면서 하부로 서서히 확산되는데, 이로 인해 토사 내부의 함수량이 증가해 지반이 연약해지고 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작업 전에는 공사장 주변 도로나 건축물 등에 지반 침하의 징후가 있는지 살피고, 축대나 옹벽이 기울어지지 않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균열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또한, 퇴적된 토사로 배수로가 막히지는 않았는지, 흙막이 지보공이 무너져 매설물에 의한 2차 재해 위험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공사장 주변에 추락이나 접근을 막기 위한 표지판이나 펜스가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험 요인이 발견됐을 때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근로자를 안전하게 대피시켜야 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굴착면이나 흙막이 지보공 붕괴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작업 시작 전 지반 형상, 지질, 지층 상태, 부석 유무나 균열 여부, 지하수위, 함수나 용수 상태, 동결 및 융해 상태 변화 등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굴착면 무너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반 종류에 맞게 굴착면의 적정 기울기를 유지하고, 흙막이 지보공의 변형, 부식, 손상이 없는지도 미리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