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 한중탁 박사팀, 기존 합성섬유 제조 공정으로
한국재료연구원·건국대 통해 CNT 와이어 성능 검증 완료
![[창원=뉴시스]한국전기연구원 한중탁(앞줄 왼쪽부터) 박사와 한국재료연구원 김태훈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이 각각 탄소나노튜브(CNT) 용액 및 와이어, 목걸이형 슈퍼커패시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2025.03.17. 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17/202503170900312078_l.jpg)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구리에 버금가는 전기 전도성을 가진 '단일벽 탄소나노튜브(CNT)'를 활용한 고에너지 경량 기능성 와이어 제조에 한국전기연구원(KERI) 한중탁 박사팀이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나노융합연구센터 한중탁 박사팀이 기존 합성섬유 공정 방식을 그대로 활용해 웨어러블(wearable) 전자기기의 근간인 '고에너지 경량 기능성 와이어(wire)' 제조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사람의 손목, 귀, 눈에 부착하거나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기기는 스마트 시계·안경·이어폰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러한 기기의 핵심은 가볍고 성능이 오래 유지되게 하는 것인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전기가 통하는 '기능성 와이어'다.
KERI 한중탁 박사팀의 연구 성과는 '단일벽 탄소나노튜브(CNT)'를 활용한 고에너지 경량 와이어 제조에 성공한 것이다.
탄소나노 소재는 탄소가 육각형 모양으로 이뤄진 나노스케일의 전도성 소재로,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2차원 평면 구조인 `그래핀(graphene)`, 그리고 그래핀이 나선형으로 휘감아진 구조인 'CNT' 등이 있다.
CNT는 다중벽과 단일벽으로 나뉘는데, 벽이 1개인 단일벽은 가늘고 투명해 물성과 전기전도성이 훨씬 좋다.
CNT는 강철의 100배 강도에 전기 전도도는 구리에 버금가는 수준을 가진 신소재로, 6각형 고리로 연결된 탄소들이 긴 원통형 모양을 이루고 있어 유연성도 뛰어나다.
특히 CNT는 소량의 첨가만으로도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여주기 때문에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무거운 구리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창원=뉴시스]한국전기연구원 한중탁 박사팀이 개발한 CNT 기반 고에너지 경량 기능성 와이어 제조 공정 흐름도.(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2025.03.17. 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17/202503170900333424_l.jpg)
이에 한중탁 박사팀은 먼저, CNT 표면에 용매와 친한 '산소 기능기'를 도입하기 위해 소량의 강산과 첨가제를 넣고 반죽하여 섭씨 2도의 저온에서 일정 시간 보관했다.
이는 빵이나 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에 물과 첨가물을 섞어주고 반죽하면 숙성이 되는 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CNT가 저온에서 기능화될 경우 표면에 결함 구조가 최소화되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100나노미터(nm) 정도로 크기가 제한된 '산화 그래핀'을 첨가했고, 이후 기존 합성섬유 제조 방식과 동일하게 다수의 작은 구멍을 통해 CNT 용액을 여러 갈래로 방사했다.
이 과정에서 크기가 조절된 산화 그래핀은 CNT 용액의 분산성을 높이고, 방사 중 노즐이 막히는 현상을 크게 감소시켰다.
마지막으로 산소 기능기가 도입된 CNT는 방사 과정을 거친 뒤 상호 수소 결합에 의해 거미줄처럼 하나의 가닥으로 접합되어 기능성 와이어로 제조된다.
이렇게 개발한 한중탁 박사팀의 CNT 와이어는 한국재료연구원(KIMS), 건국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성능도 검증했다.
![[창원=뉴시스]기능화된 CNT 용액 및 경량 와이어, 이를 활용해 제작된 목걸이형 슈퍼커패시터.(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2025.03.17.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17/202503170900334116_l.jpg)
건국대 이위형 교수 연구팀에서는 산소 기능기를 보유한 CNT 와이어가 유해가스 유무를 판단하는 가스 센서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소방대원의 화재 진압이나 국방 분야 등 스마트 의류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한중탁 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KERI 기본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창의형융합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의 개인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나노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다. 학술지 영향력을 평가하는 ‘JCR Impact Factor’는 15.8로, 해당 분야 상위 7.9%에 속한다.
한중탁 박사는 “기능화된 CNT를 유기용매에 분산하고, 용액 방사해 와이어를 만든 세계 최초의 성과로, 가볍고 오래 가는 웨어러블 전자기기 산업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전기차,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구리 와이어를 대체하여 경량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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