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회 불출석' 김병주 MBK 회장, 사재출연 전격결정…얼마나 도움될까

뉴시스

입력 2025.03.17 15:43

수정 2025.03.17 15:43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 사재 출연 의사 밝혀…구체적 금액 명시 안해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조주연(오른쪽) 홈플러스 사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MBK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한 회사의 입장 발표 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3.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조주연(오른쪽) 홈플러스 사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MBK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한 회사의 입장 발표 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3.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법정관리 12일 만에 홈플러스 대주주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사재 출연을 밝히면서 사태를 진화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MBK 파트너스는 전날 김 회장이 홈플러스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사재 출연에 나선다고 밝혔다.

MBK 파트너스 측은 "홈플러스 대주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으며,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 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MBK 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게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대주주로서의 사회적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채권을 조속히 지급할 수 있도록 홈플러스에 재정 지원을 하기로 결심했다"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영세업자 채권 지급은 물론 소상공인에 대한 대금 지급도 조기에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조(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발표와 관련,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가 심각해지고 국회의 출석 요구, 국세청 세무조사, 노동조합의 반발 등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자 마지못해 사재 출연이라는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진정 어린 사과도 없이 해외로 출국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병주 회장은 오는 18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관련 현안 질의의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MBK의 투자가 완료된 개별 회사(홈플러스)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강우철 마트노조위원장은 "김병주 회장이 진심으로 책임을 느낀다면 국회에 출석해 직접 대답하고 노동조합과 만나 직원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며 "MBK 탐욕으로 인한 경영 실패를 인정하고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충분한 사재 출연과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일원에서 열린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 참석해 있다. 2024.11.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일원에서 열린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 참석해 있다. 2024.11.03. photo@newsis.com

실제 김 회장은 이번 사재 출연에 대해 구체적인 액수를 명시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소상공인 거래처에게 신속히 지급돼야 할 금액을 현재 홈플러스와 협의하면서 파악 중이고, 그에 따라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홈플러스 운영을 위해 매달 필요한 금액은 약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상거래 채권이 밀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홈플러스는 영세·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상거래 채권에 대해 선지급 중이다.

이날 현재까지 홈플러스가 상환한 상거래 채권 금액은 3510억원이다. 다만 이 금액에는 회생 전 채권과 회생 후 채권에 섞여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대금지급이 이루어 지지 않은 일부 협력사 및 임대점주 분들에게 상세 변제계획과 일정을 공문으로 전달 드리고 소통을 진행했다"며 "이번 주 내에 모든 주요 협력사들과의 납품 관련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품 공급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상거래채권 외 금융사에 의해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에 대한 변제도 약속했다.

홈플러스 ABSTB 미상환 잔액은 약 40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 측은 " 당사 매입채무유동화 관련해 증권사에 의해 발행된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은 당사에 대한 직접적인 채권자들은 아니다"면서도 "그 변제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당사에 있으므로, 해당 채권들이 전액 변제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관련 증권사들과 함께 회생절차에 따라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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