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뉴스1) 안영준 기자 = '늦게 핀 꽃' 주민규(35·대전)가 신인의 마음으로 뛰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올해 첫 소집훈련을 진행했다. 대표팀은 20일 오만(고양)·25일 요르단(수원)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7·8차전을 준비한다.
이날은 호출된 28명 선수 중 주민규를 포함한 17명만 훈련에 나섰다. 손흥민(토트넘)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11명은 소속 팀 일정을 마친 뒤 후발대로 합류한다.
주민규는 지난해 3월 33세 343일의 늦은 나이에 A매치에 첫 출전, 한국 축구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을 세웠다.
시작은 한참 늦었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주민규는 같은 해 6월 34세 50일의 나이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국가대표팀서 8경기 2골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A매치 발탁' 은사 황선홍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했는데, 개막 후 5경기서 5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주민규는 "이전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표팀에 들어왔다"며 웃은 뒤 "그 기운을 살려서 여기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주민규는 최고령이다. 막내 양민혁(19·퀸스파크레인저스)과는 16살 차이다.
주민규는 "나이는 최고참이지만 마음은 신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준비한다. 다른 후배들이 나보다 대표팀 경력은 더 많다"며 웃은 뒤 "하지만 나도 이제는 (대표팀 첫 발탁이 아니니) 어떻게 하면 팀에 더 도움이 될까 고민을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오현규(헹크)·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의 원톱 경쟁 중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을 묻자 "나이가 가장 많아서, 여유는 있다"고 답했다.
주민규는 소속 팀에서도 내려서는 상대 수비를 뚫고 득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수비 위주로 나설 아시아 팀들과의 경기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민규는 "내려서 웅크리고 있는 수비를 뚫으려면 인내하고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대신 한 번의 찬스가 왔을 때 모든 에너지를 쏟아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번 2연전에서도 그런 상황이 나온다면 소속 팀에서의 경험을 잘 살려서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2연전을 모두 승리할 경우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이라는 대업을 일군다.
'늦게 핀 꽃' 주민규 역시 생애 첫 월드컵 본선 출전이라는 또 다른 꿈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주민규는 "월드컵 출전은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라면서도 "당장은 본선을 기대하기보다는 코앞에 있는 경기부터 잘 치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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