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WMO "온난화 임계점 넘어섰다...지난해 기록 경신"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9 09:21

수정 2025.03.19 09:21

WMO, '전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 발표
지난해 산업화 대비 온난화 1.5도 첫 초과
해양 열 함량 65년간 최고...21세기 지속 전망
지난 3년간 빙하 역대 최고 감소...해수면도 가장 높아
"아직 되돌릴 수 있다...전지구적 노력 필요"

지난 11일 낮 기온이 15도까지 오르는 등 포근한 날씨를 보이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외투를 들고 걷고 있다. 뉴시스
지난 11일 낮 기온이 15도까지 오르는 등 포근한 날씨를 보이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외투를 들고 걷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5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 1.5도 이내로 억제’라는 파리기후협정의 목표가 어긋난 것이다.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년에 이어 각종 기후지표도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구 기후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약 1.55도 상승했다. 175년간의 지구 평균기온 관측 기록 가운데 최고치다.



보고서는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의 뚜렷한 징후들이 일제히 정점을 찍었다"며 "2024년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한 첫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밑으로 유지하며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상승 폭 1.5도'라는 제한선이 지난해 깨진 셈이다.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농도는지난 175년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80만년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최근 10년은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10년으로 기록됐다. 바닷속 열에너지 총량을 지칭하는 해양 열량은 2017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수온이 오르며 해빙(바다얼음)이 줄고 해수면 상승은 빨라졌다. 북극 해빙의 면적은 지난 18년간 역대 최저치 기록을 매년 새로 썼고, 남극 해빙도 지난 3년간 최저 기록을 경신해왔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위성 측정이 시작된 이후 2배로 증가했다.

WMO는 "2023~2024년의 기록적인 고온은 온실가스 증가, 라니냐에서 엘니뇨로의 전환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파리 기후협약에서 제시한 임계점은 장기적 목표라는 것이 WMO의 설명이다. 지난해 최초로 제한선을 넘어섰어도 기후 관리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장기적인 온난화 억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진 건 아니다"라며 "작년에 나타난 현상은 지구에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보고서는 지구가 더 많은 위기 신호를 보내면서도 장기적인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게 여전히 가능함을 보여준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청정 재생 에너지의 혜택을 자국민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는 이미 실제 인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지난해 열대성 사이클론, 홍수, 가뭄 등으로 지난 16년 사이 가장 많은 신규 이재민이 발생했다. 식량 위기가 악화된 나라도 18개에 이른다.


WMO는 "조기경보체계와 기후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전 세계 공동체가 극한 기상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도록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