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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국내에서도 10년 넘게 큰 사랑을 받는 일본 TV 시리즈 '고독한 미식가'가 스크린으로 배경을 옮겼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일본의 외딴섬, 한국 남풍도 및 거제도를 찍고, 다시 일본 도쿄로, 궁극의 국물을 찾기 위한 고로 씨가 의외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펼친다.
19일 개봉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지난 2012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심야 드라마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연 이노가시라 고로 역을 맡아 온 마츠시게 유타카는 이번 영화에서 주연과 연출, 각본까지 참여해 '고독한 미식가'의 정수를 보여주고자 한다.
영화는 옛 연인의 딸에게 연락을 받고 파리에 도착한 이노가시라 고로(마츠시게 유타카 분)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비행기에서 자느라 기내식도 챙겨 먹지 못한 고로는 파리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한 식당에 들어가 '혼밥'을 하며 파리의 맛에 감탄한다. 그러다 옛 연인의 딸과 만난 고로는 어린 시절 먹었던 국물을 꼭 다시 맛보고 싶다는 노인의 황당한 부탁을 듣게 되고, 이를 선뜻 찾아주겠다고 나선다. 고로는 '잇짱지루'라 불리는 국물의 정체를 찾기 위해 일본의 한 외딴섬으로 향하던 중 폭풍을 만나 무인도에 표류한다. 배가 고팠던 고로는 섬에서 국물 요리를 해 먹다 쓰러지고, 한국의 이름 모를 섬에 거주하는 이들이 살려준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여러 재료를 만난 고로는 점차 궁극의 국물에 가까워진다.
늘 가만히 서서 "배가… 고프다!"라고 시그니처 대사를 외치는 고로의 모습이 스크린으로 옮겨져 웃음과 함께 반가움을 자아낸다. "배가 고프다"고 외치는 순간 연출되는 장면과 고로의 독백 역시 드라마에서 본 그대로 이어진다.
노인의 황당한 제안에도 쿨하게 응하는 고로의 모습이 다소 황당하기도 하고, 이후 고로가 겪는 사건들이 죽음을 넘나드는 일임을 감안한다면 지나치게 극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고로가 정성을 다해 음미하고 깔끔하게 먹는 모습을 스크린으로 보면 이런 황당한 이야기도 넘기게 된다. 여기에 비프 부르기뇽과 어니언 스프부터 황태 해장국과 고등어구이, 라멘과 볶음밥 등 각 지역의 특색이 담긴 음식들이 스크린에 등장하니 자연스레 입맛도 돋게 한다.
이번 영화에는 유재명이 한국 출입국 심사관 역으로 등장해 주인공 고로와 한 끼 식사로 티키타카 케미를 뽐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한국이 꽤나 큰 배경으로 차지, 남풍도와 거제의 풍광과 한식이 괜스레 반가움을 안긴다. 러닝타임 1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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