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내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에 불참한다. 판매가 부진한 중국을 대신해 미국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4월 23일부터 5월2일까지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불참하는 것은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하이 모터쇼는 북경 모터쇼와 함께 중국 내 양대 모터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불참이 중국과 미국 시장의 변화 속 모터쇼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유연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자체적으로 글로벌 신차 출시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 출시 행사를 열었다. 기아는 올해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2025 기아 EV 데이'를 개최하고 전기 세단 'EV4', 목적기반차량(PBV) 'PV5', 전략형 소형 SUV 'EV2 콘셉트'를 공개했다.
중국 시장 판매 감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1.6%(43만1215대 판매)다. 2019년 4.6%(101만1146대)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미국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2년 연속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170만8293대로 전년(165만2821대)보다 3.4% 증가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아이오닉 9을 출시한 이후 LA모터쇼에 참석했는데, 이는 미국과 중국 시장을 대하는 현대차그룹의 온도 차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이달 말 미국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계기로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나선다. HMGMA의 연간 생산 규모는 30만대 수준이다. 향후 생산량을 늘릴 경우 연간 최대 생산량은 50만 대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기존 공장 생산량을 더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량은 120만대로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대비 70% 수준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압박으로 미국 내 생산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