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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부' 이병헌 "조훈현과 '올인' 실존 모델, 절친..승부사라는 공통점"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9 21:46

수정 2025.03.20 09:29

배우 이병헌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이병헌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조우진과 문정희,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왼쪽부터)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배우 조우진과 문정희,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왼쪽부터)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영화 ‘승부’에서 바둑계 전설 조훈현 9단을 연기한 배우 이병헌이 “틈만 나면 아들과 오목을 두면서 바둑판에서 돌을 놓고 치우는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바둑을 어떻게 해야 잘 두는지를 연구하기보다 바둑 기사의 눈빛과 손짓, 행동, 마음가짐, 질 것 같다고 생각될 때의 느낌, 자신감이 생기는 지점에서 나오는 버릇 등을 탐구했다”고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캐스팅이 확정된 후 바로 집에 바둑판을 갖다 놓고 돌을 어떻게 놓고 걷어가며, 또 빽빽하게 놓인 돌들 사이에서 어떻게 다른 돌을 건드리지 않고 놓고 거두는지를 반복해 연습했다”고 부연했다.

"정적인 대결 장면 속 감정 표현에 공들여"

‘승부’는 바둑 신동 이창호를 제자로 들인 조훈현(이병헌)이 자신과 기풍이 전혀 다른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

영화 승부 속 한 장면.
영화 승부 속 한 장면.

1990년 2월 최고위전(1959년 부산일보 창설 바둑 기전)에서 이창호가 처음으로 스승의 타이틀을 빼앗은 순간을 기점으로 전반부는 이창호의 성장을, 후반부는 쓰라린 패배를 딛고 재기하는 조훈현의 도전을 중점적으로 그린다. 김강훈이 이창호의 아역을 맡고, 유아인이 프로가 된 이창호를 연기했다.



이병헌은 “바둑을 두는 정적인 장면에서 눈빛의 떨림이나 작은 움직임으로 활화산과 같은 감정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특히 조훈현 9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국수다. 많은 기록을 가진 국수가 자신의 집에서 가르치고 키웠던 제자에게 패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예선부터 수많은 경기를 거쳐 정상에 올라가는 과정이 한 줄 대사로 표현되지만 그 마음을 감히 상상하기 힘들어 그 감정을 읽어내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형주 감독은 “조훈현과 이창호의 첫 대결은 두 사람의 감정 시퀀스라고 생각했다"며 "두 인물의 감정 위주로 느리게 편집했다면 영화 속 마지막 대결은 두 사람이 승부에 초연해지고 성장한 모습을 담고 싶었다.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속도감있게 또 두 사람이 바둑을 즐기는 것처럼 연출했다”고 비교했다.

그는 또 주인공이 이창호인지 조훈현인지 헛갈린다는 지적에 "두 사람의 이야기"라며 "서로를 논하지 않고는 제대로 둘을 설명하기 힘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까지 둘의 밸런스를 가장 고민했다. 이야기의 무게추가 조훈현에게 있으나 두 사람의 대결과 성장담을 담고 있다"며 "대국에서 승패가 나뉠 때도 어떨 때는 승자에게, 또 어떨 때는 패자에게 마음이 가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이날 조훈현과 자신의 초기 히트작 중 하나인 드라마 ‘올인’의 실존인물 차민수 5단과의 특별한 인연도 언급했다. 프로 갬블러였던 차민수 5단은 1989년과 1990년 세계대회인 후지쓰배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이병헌은 “조훈현 9단이 자신과 어릴 적부터 바둑을 두던 절친이었다고 얘기했다”며 “‘올인’도 승부와 승부사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어떤 측면에선 ‘승부’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대 배우였던 유아인에 대해서는 “호흡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라 캐스팅 소식을 듣고 설렜다”며 “생각한 것보다 과묵한 후배였다.
역할에 잘 몰입했고, 리허설하는 순간에도 아주 진지해 저 역시 해당 신에 빠져드는 게 용이했다”고 연기 소감을 밝혔다. 26일 개봉

영화 '승부' 속 한 장면
영화 '승부' 속 한 장면

영화 '승부' 속 한 장면
영화 '승부' 속 한 장면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