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도박 근절의 새로운 이정표…"교육청과 협업”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도박없는학교 조호연 교장(50)이 대한민국 청소년도박의 근절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정부의 도박예방교육과 캠페인은 보여주기 식 대응에 불과하다며 불법도박의 뿌리까지 끊을 수 있는 실질적 방법(계좌동결)을 주도하는 중이다.
청소년도박 근절을 목표로 2022년 도박없는학교를 설립한 그의 각별한 노력으로 2023년 11월 청소년도박 문제에 범정부 차원(9개 부처 참여)에서 대응책 강구에 나선바 있다.
연간 불법도박 규모가 300조원을 넘는 대한민국에서 ‘불법 청소년도박과의 전쟁’을 학생, 학부모와 함께 펼치고 있는 그를 최근 강원랜드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청소년 도박의 확산이 무섭다.
“우리나라에서 불법 도박이 합법 도박을 초과하는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 정부가 도박을 독점하면서 ‘건전한 도박’이라는 허구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사실 도박은 절대로 건전할 수 없다. 경마와 카지노 경륜, 경정 및 복권 등 합법은 강력한 규제로 허둥대지만 불법은 제대로 손도 대지 못했다. 이런 환경이 청소년도박 등 불법 도박을 독버섯처럼 급팽창시켰다.”
-청소년 도박의 근절책이 무엇인가.
“도박없는학교를 통해, 청소년들이 실제로 겪을 수 있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방법을 실천해 왔다. 기존의 도박예방 교육이 청소년들에게 오히려 도박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조했다. 불법도박 업자들은 청소년들에게 도박을 시키기 위해 금융권을 이용한다. 이를 근절하는 것이야말로 불법도박의 흐름을 끊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학생들이 도박을 하면, 계좌 내역을 통해 해당 사이트의 자금줄(은행계좌)을 바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으로는 교육당국과 손잡고 이를 확실하게 구축할 계획이다.”
-도박없는학교의 핵심 성과는 어떤 내용들인가.
“최근 수년간 도박사이트 범죄에 이용되던 불법도박계좌 1260개와 불법가상계좌 50만건을 경찰에 고발해 정지시켰다. 또 필리핀과 베트남, 태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던 31개의 도박사이트를 폐쇄시키는 성과를 냈다. 도박없는학교 학생들과 함께 이뤄낸 성과다. 특히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하던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의 협조를 얻어 불법 도박계좌를 동결시키는 핫라인도 구축했다.”
-청소년도박 근절을 위해 교육청과 손을 잡았다고 들었다.
“이달부터 강원교육청을 시작으로 청소년도박 근절을 위한 매뉴얼을 확산시키고 있다. 강원교육청에서 전국 교육청으로 확대해 청소년도박 문제 해결의 진수를 확실하게 보여줄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연말까지 청소년도박 문제가 대부분 근절될 것으로 확신한다. 강원랜드와 마사회 등 사행기관도 동참할 것이다.”
-계좌동결 등 경찰의 협조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범인 검거와 함께 범죄 계좌 동결에 집중해야 한다. 은행계좌 동결이 불법 도박의 흐름을 즉시 막을 수 있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는 데 그치지 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교묘히 도박을 광고하는 계정(OTT, 웹툰)을 정지시키는 데 집중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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