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원조 끊기자 유엔, 로힝야 난민 모금 시작…"10억달러 목표"

연합뉴스

입력 2025.03.25 11:16

수정 2025.03.25 11:16

"지원 감소하면 심각한 상황"…유엔 등 110여개 단체 공동 대응 시작
美 원조 끊기자 유엔, 로힝야 난민 모금 시작…"10억달러 목표"
"지원 감소하면 심각한 상황"…유엔 등 110여개 단체 공동 대응 시작

로힝야 난민촌 (출처=연합뉴스)
로힝야 난민촌 (출처=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외 원조를 대폭 삭감하면서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는 로힝야 난민들에 대한 지원이 급감하자 유엔이 약 10억 달러(약 1조4천700억원)를 목표로 긴급 모금 활동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과 110여개 협력 단체는 감소하는 재정 자원과 글로벌 위기 속에서 2025∼2026년 로힝야 난민 위기 대응을 위한 2년짜리 공동 대응 계획을 시작한다며 올해 9억 3천450만 달러(약 1조3천700억원)를 목표로 모금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엔은 "로힝야 난민 위기는 8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적인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여전히 시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도 공동 성명을 통해 "식량 지원, 연료, 기본 주거지 제공과 같은 핵심 지원이 감소하면 이들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많은 난민이 안전을 찾기 위해 위험한 보트에 오르는 절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기부금 부족으로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는 로힝야족 난민의 한 달 식비를 다음 달부터 12.5달러(1만8천371원)에서 6달러(8천818원)로 줄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WFP는 미국의 해외원조 중단 조치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방글라데시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미국이 로힝야 난민 지원의 최대 기부국이었던 만큼 미국의 결정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WFP 예산 97억 달러(약 14조2천600억원) 가운데 약 절반이 미국의 지원이었다.

이슬람을 믿는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소수민족으로 오랫동안 탄압 받았고, 2017년 미얀마군이 대규모 소탕 작전을 벌이자 대거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 왔다.

현재 방글라데시 난민촌에는 약 100만명의 로힝야 난민이 거주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생활도 어렵다 보니 많은 난민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위해 낡은 목선에 오르는 등 위험을 감수하는 상황이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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