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4일 세종시청서 시·미래엔 업무협약
세종시, 한글 활자로 찍은 최초 책 '월인천강지곡' 품는다다음달 24일 세종시청서 시·미래엔 업무협약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활자본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江之曲 卷上)을 이르면 내년 말 세종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월인천강지곡의 소유권을 가진 교육출판 전문기업 미래엔이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보관 중인 것을 세종시에 기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5일 세종시에 따르면 최민호 시장과 김영진 미래엔 회장은 다음달 24일 오전 세종시청에서 월인천강지곡을 기탁한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할 예정이다.
시는 월인천강지곡을 기탁받으면 내년 말 완공되는 세종시립박물관에 상설 전시관을 마련해 일반 시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아내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1449년 직접 지은 찬불가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 활자본이다.
비슷한 시기 간행된 다른 문헌과 달리 한글을 큰 활자로, 한자를 작은 활자로 표기했다.
이 때문에 초기 국어학 연구와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헌으로 평가받는다.
본래 상중하 세 권이었으나 현재 권상과 일부 낙장만 전해지고 있다.
이 책은 15세기 중반 부안 실상사 불상의 복장물(腹藏物, 불상 안에 넣는 물품)로 봉안됐고, 1914년 실상사 인근에 있는 내소사 주지가 훼손된 불상을 소각하기 직전 복장을 열면서 발견됐다.
이후 대한교과서(현 미래엔)가 인수해 2013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기탁했다.
1963년 보물 398호로 지정됐다가 2017년 국보로 승격됐다.
최 시장은 지난해 12월 윤광원 미래엔 부사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보다 많은 사람이 월인천강지곡을 보며 한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며 기탁을 요청했다.
한글문화도시이자 박물관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는 월인천강지곡이 시의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려수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세종대왕의 묘호를 따 출범한 세종시에서 국보인 월인천강지곡을 전시한다는 것은 아주 의미가 크다"며 "기탁받는 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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