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오락가락 경제심리...“탄핵 판결이 분수령”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5 16:02

수정 2025.03.25 16:02

3월 뉴스심리지수 90선 근처까지 하락 월초부터 중순까지 급락한 뒤 최근 반등 씨티 "탄핵 기각 시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 HSBC "韓성장률 1.8%→1.5%, 하방 리스크↑"
3월 뉴스심리지수 추이. 한국은행 제공.
3월 뉴스심리지수 추이.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 초 반등한 국내 경제심리가 이달 들어 다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좌우되며 갈피를 못 잡는 모양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향후 경제심리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민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뉴스심리지수(NSI)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평균 91.73을 기록하며 전월(99.85)보다 8.12p 하락했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85.75)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올해 1월(99.32)보다 크게 떨어진 수준으로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100.47)보다는 10p가량 낮다.



뉴스심리지수는 한은이 지난 2022년 1월 개발한 실험적 통계로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으로, 경제심리지표에 1~2개월 선행해 한은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가장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다.

3월 NSI를 하루 단위로 쪼개보면 등락폭이 매우 크다. 이달 초 100.53에서 지난 12일 88.17까지 내리막길을 걷다가 15일(88.27)부터 반등하더니 23일 100.93까지 오르며 기준선을 회복했다.

한은 관계자는 “월초에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이슈와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확산으로 NSI가 떨어졌다”며 “중순 이후부터는 최근 두 달 간 NSI의 키워드를 지배한 관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잦아들고 4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이 지수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론 등 정치 변수 등에 따라 크게 오르락내리락할 전망이다. 탄핵 결과에 따라 국내 외환·주식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커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본 시나리오는 이달 28일부터 4월 중순 사이에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후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대선이 열리는 것”이라면서도 "탄핵이 기각되거나 4월 중순으로 판결이 연기될 경우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일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치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되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경제정책 안정성과 효과가 저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2월 금통위 의사록 상 한국은행이 최근의 지표 부진으로 인해 성장 전망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한국은 더 큰 정치적 혼란에 빠질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HSBC는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함에 따라 불확실성 완화로 심리가 일부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고용이 둔화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있어 가계 소비 지지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7%로 전망해오던 HSBC는 "한은이 예상하는 1.5%에서 하방 리스크가 지속될 수 있다"며 눈높이를 낮췄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