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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야학 산실 광주 광천시민아파트, 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

뉴시스

입력 2025.03.26 17:18

수정 2025.03.26 17:18

윤상원 열사 주거지 재현하고 추모공간 마련도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27일 바라본 광주 서구 광천동 670-7번지에 위치한 광천시민아파트 전경. 이 아파트는 1970년 준공돼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들불야학과 5·18민주화운동의 근거지였던 아파트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돼 재개발사업이 마무리하길 원하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19.04.27.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27일 바라본 광주 서구 광천동 670-7번지에 위치한 광천시민아파트 전경. 이 아파트는 1970년 준공돼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들불야학과 5·18민주화운동의 근거지였던 아파트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돼 재개발사업이 마무리하길 원하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19.04.27.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주투사들이 모여 야학에 나섰던 '들불야학'의 산실 광천시민아파트가 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한다.

광주 서구는 지난해 11월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조합으로부터 제출받은 광천시민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을 다음달 광주시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변경안에는 조합이 아파트 일대를 오월 영령 추모 뜻이 담긴 5·18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는 안과 함께 아파트 나동을 역사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한다는 복안이 담겼다.

들불야학이 진행됐던 공부방을 복원하고, 들불야학의 상징이자 5·18시민군 대변인이었던 고(故) 윤상원 열사의 주거 공간도 재현한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역사를 담은 공간도 조성한다.



광천시민아파트는 6·25 전쟁 직후 광주천 일대에 몰려 살던 피난민들의 주거지 마련을 위해 광주시가 1970년 지은 지역 최초 연립형 아파트다.

이곳에서는 1977년 검정고시 야학인 '꼬두메야학'이 진행됐다. 꼬두메야학은 훗날 고(故) 박기순 열사를 통해 들불야학으로 발전했다.

야학에 참여한 인물 중에는 5·18 당시 시민의 편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싸운 이들이 있다. 들불야학 2기가 시작된 1979년에는 '5·18 시민군 대변인' 윤 열사가 합류해 일반사회 과목을 가르쳤다. 윤 열사는 시민아파트에서 거주하기도 했다.

1기 강학에 참여한 고 김영철 열사는 훗날 시민군에 합류해 기획실장으로 활동했다.
고 박용준 열사는 시민군의 투사회보 제작에 참여, 필경을 전담했다. 고 박관현 열사는 1980년 4월 전남대 총학생회장에 선출돼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직전 광주지역 학생들을 규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파트는 지난 2006년부터 추진돼온 재개발 사업 부지에 포함돼 철거 위기를 맞았으나 2021년 협의체가 꾸려져 원형보존키로 가닥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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