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갈길 먼 '절대평가' 안착..."'시험공부'에 '진짜공부' 밀려나"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8 09:35

수정 2025.03.28 09:35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평가 연구결과 발표
대입 위주 평가 여전...상대평가 틀 못 벗어나
"서·논술형 절대평가 성취도 높아...대입 연계 부족은 한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서·논술형 절대평가 형태로 파악할 때 학생 주체성과 사고력 신장, 협력적 학습 문화 조성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래역량 함양이라는 교육목적을 갖고 있음에도 정작 교육 현장에서는 대입을 위한 상대평가에 무게가 실리며 괴리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교육 혁신을 위한 학생평가 패러다임 전환’ 주제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소재지와 대입 전략, 학사과정이 각기 다른 6개 고등학교를 분석해 평가 방식별로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 조사했다. 일반과정에서 수능위주 교육에 무게를 둔 2개 고등학교에서는 변별력 높은 문항을 풀 수 있는 능력 배양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일반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대도시의 고등학교에 비해 읍면시의 자율형 공립고에서 보다 어려운 수준의 문제 대비가 이뤄지는 차이가 있었다.

다만 두 학교 모두 독서·글쓰기·발표 등의 수행평가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수능을 통한 대입에 무게를 두는 만큼 수행평가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오히려 변별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학생부에 무게를 둔 대도시와 읍면시의 두 고등학교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 학교다. 수능 연계는 내신 지필고사를 모의고사 형태로 출제하는 선에서 그치고 수행평가 점수 관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다만 변별력을 가르는 수단이 수행평가로 대체됐을 뿐 여전히 '상대평가'의 틀 안에서 경쟁하는 구도를 벗지 못했다. KEDI는 "공정성 문제로 수행평가 과정 중 교사의 개입은 제한되고 있었다"며 " 학생들은 실제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평가는 상대평가로 지목했고 그 영향의 양상을 제로섬 게임에 비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B과정을 채택한 대도시와 읍면시의 학교 두 곳은 모두 IBO에서 관장하는 내부평가와 외부평가의 형태를 모델링해 활용하고 있다. 평가는 절대평가 형태로 이뤄지고 교사와 동료 학생의 피드백을 반영한다. KEDI 조사에서 IB과정 학생들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성과 사고력 신장, 협력적 학습 문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들을 보였다.

KEDI는 "학교의 수업과 평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외부평가가 강력한 영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며 "내부평가(내신평가)에서는 ‘수능형’ 지필고사, 공정성과 객관성 기치 아래 피드백이 제한되는 반쪽의 수행평가가 실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내신에서도 절대평가와 상대평가가 공존하면서 평가의 목적으로 성장보다 변별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IB과정이 대입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는 것은 제도적 한계라고 봤다.
KEDI는 절대평가 안착을 위해 △평가 신뢰도 확보를 위한 교수학습 혁신 △서·논술형 절대평가에 대한 평가전문성 지원 △상대평가 병기 정책 재고 △정량지표 중심의 대입전형 방식 개선 △학생평가 패러다임 전환의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