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영양=뉴스1) 남승렬 기자 =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경북 북부지역 지자체가 초대형 산불로 역대급 피해를 입은 인구 감소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소실된 경북 5개 시·군의 주택 수는 모두 3766채에 이른다.
지역별로 영덕이 1356채로 가장 많고, 안동 1230채, 청송 770채, 의성 300채, 영양 110채 등으로 집계됐다.
평생을 살아온 마을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고령층이나 새 희망을 안고 타지에서 귀농·귀촌한 청·장년층 가릴 것 없이 피해지역 주민들은 "집과 밭, 생계 수단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며 심한 좌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인구 1만5000여명인 영양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석보면 주민 A 씨(60대)는 "집은 물론 논, 밭 몽땅 타버렸다"며 "평생 이곳에서 살아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게 생겼다"고 했다.
주민 B 씨(70대·여)도 "언제 복구될지 모르는데 마냥 기다릴 수 있겠느냐"며 "대구에 사는 아들 집으로 거처를 옮길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의성과 가까운 안동에서 농사를 짓는 C 씨(63·여)는 "불이 꺼지고 집에 가보니 집도 물건도, 밭도 과수원도 다 탔더라. 그 모습을 보고 대피소로 다시 돌아오면서 펑펑 울었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감감하다"며 한숨지었다.
경북도가 임시거처를 마련하고 있지만, 산불·수해 등 해마다 되풀이되는 대형 재난 속에서 발생하는 이재민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고령사회에 접어든 경북 북부권 지역의 인구 감소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영양군의 한 공무원은 "이재민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주거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며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에서는 주민 1명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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